신설된 의료분쟁 형사특례…의사·환자단체 대립 예고
2026.04.26 20:54
의협 “환영”…일부 환자단체 “위헌적 면책 특권” 추후 보완 요구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의료진의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형사특례 범위 등 핵심 사항은 하위법령에 위임됐다. 법 시행까지 남은 1년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내용을 두고 의료인단체와 환자·소비자 단체 등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두고 의료계와 일부 환자·소비자 단체 입장은 완전히 엇갈린다.
개정안의 내용은 형사특례를 신설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중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중대한 과실이 없고 책임보험 가입과 설명 의무 이행, 손해 전액 배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의료인을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개정안은 특례 적용 대상인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의 범위와, 특례에서 제외되는 ‘12대 중과실’ 판단 기준 등 핵심 쟁점을 시행령·시행규칙에서 구체화하도록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정안 통과를 두고 “(의료인의) 사법 리스크 완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속내가 복잡하다. 12대 중과실 기준이 모호하거나 광범위하게 설정되면, 기소 여부를 둘러싼 수사와 법적 다툼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환자·소비자 단체는 개정안에 ‘위헌성’이 있다며 반발한다. 한국소비자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소비자시민모임 등은 “보건의료인에게만 예외적인 형사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사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나며, 피해자와 유족의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후속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사고 피해자나 유족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헌성을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환자단체의 견해가 같지는 않다. 암·다발골수종·폐암 환우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개정안 통과에 대해 “처벌 중심에서 ‘피해 구제’와 ‘신뢰 회복’으로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고위험 진료 의존도가 높은 중증환자에겐 의료진이 사법 부담 탓에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상황이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개정안 후속 논의 핵심은 형사특례 문턱을 어디에 둘 것이냐로 모인다.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를 넓게 잡고 중대 과실을 좁게 인정하면, 특례 적용 대상은 커진다. 반대로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를 좁게 잡고 중대한 과실을 폭넓게 인정하면, 특례 적용이 줄어든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 중증 진료 환경을 보호해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환자·소비자 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하위법령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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