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현장]일당 우위 정치의 미래
2026.04.26 20:04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사람이 국민 중 30% 정도를 차지한다(NBS 조사). 자세히 살펴보면 20·30대가 전체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고, 영남지역 국민의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유권자들은 지지하다 이탈하고 다시 결집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지만, 최근 수년간 공고화된 20~30%의 무당층은 고착화된 양당제에 대한 피로감, 제3의 대항세력 형성 실패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와중에 벌어지는 국민의힘의 몰락은 또 다른 차원의 우려를 낳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 정치 현실에서 양당제 한 축의 붕괴는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되는 다당제 질서로의 이행보다 일당 독점 강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양당제 대신 우리가 마주할 체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나머지 정당들이 0.5의 지분을 두고 경쟁하는 ‘1.5당제’다. 내각제가 아닌 이상 더불어민주당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 0.5를 나눠 가질 나머지 정당들은 민주당에 종속되거나 극단적으로 적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양당제는 종식되겠으나 일당 우위의 독점체제가 대체하는 ‘양당제의 부정적 결말’인 셈이다. 새로운 대안이 없는 현실 앞에 국민의힘의 몰락은 종국엔 수많은 이들을 정치혐오와 무관심층으로 이끌 것이다. 무당층이 50%를 넘는 일본이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양당제에서 양극화는 곧 내전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처럼 우리는 갈라지고 쪼개져 싸우기 바빴던 탓에 일당 우위 정치가 되레 안정적이라 느껴질지도 모른다. 단점정부 형성이 집권 세력에게 중요한 과제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만연한 적대와 교착으로 치른 비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듯, 일당 우위 정치는 여러 측면에서 퇴행을 낳을 것이다. 우린 이미 국회에서 그 전조를 목격하고 있다.
국회의 입법기능이 약화되었다는 지적은 견제의 무력화에 기인한다. 그간 법사위의 심사권 남용이나 다수당의 단독처리, 필리버스터 남발 등 행태 측면이 주로 언급돼왔다면 최근 우려는 심의 기능 그 자체를 향한다. 단적으로 위헌 소지가 큰 법안이 상임위에 올라오거나 상임위에서 처리된 법안이 본회의에서 수정되기도 한다. 법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생산적인 토론은 사라졌다. 경쟁하는 정당 간 긴장이 사라지니 입법기능 자체가 하향 평준화된 것이다.
최근 상임위를 통과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다수의 핵심 조항을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해 법률유보원칙에 어긋난다. 광범위한 우선 적용 조항은 타 법률과의 충돌 소지를 키운다. 전문위원들의 지적이 있었지만 수정되지 않고 처리됐다. 더 큰 문제는 방향성에 있다. 산업계를 향한 과도한 특혜조항과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회의록을 들춰봐도 형식적인 반대토론조차 찾기 힘들다. 견제와 경쟁 없는 정치는 특정 집단의 이익만 대변하는 식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일당 우위 정치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지우고 무능과 독선으로 향한다.
기울어진 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보통 사람들이 될 것이다. 당분간은 힘의 균형점이 생기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양당체제를 복원하자는 게 아니다. 견제가 사라진 일당 우위의 정치체제는 수많은 목소리를 정치의 문턱 앞에서 바스러트릴 것이고 다양성에서 멀어지는 만큼 정치로부터 떠나는 이들이 늘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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