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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업을 유치하려면 텍사스처럼

2026.01.13 00:36

완전한 규제 자유에 0% 세금
韓 무작정 "반도체 단지 옮겨라"

김인엽 실리콘밸리 특파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미국 우주군과 보잉, 록히드마틴 등이 밀집한 우주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다. 2002년 호손에 설립된 스페이스X를 시작으로 민간 우주 기업과 딥테크 스타트업이 대부분 차로 15분 거리 안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스페이스X는 2024년 텍사스주로 본사를 옮겼다. 왜일까.

스페이스X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그해 캘리포니아주에서 통과된 성소수자 관련 법인 AB-1955다. 학생이 원치 않으면 교직원이 학생의 성 정체성 정보를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다. 아들로 태어나 성 전환한 머스크의 셋째 비비언 윌슨과 관련된 개인사가 이주에 영향을 미쳤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최후의 일격(final straw)”이었다고 했지만 그전부터 미국 최고 수준인 캘리포니아의 세금 문제를 토로했다. 캘리포니아주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고 법인세도 8.84%로 50개 주 중 여섯 번째다. 텍사스는 둘 다 0%다. 머스크는 2020년 “삼나무 숲에서는 작은 나무가 자랄 수 없다. 정부가 방해나 안 됐으면 한다”며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나친 규제를 비판했다.

머스크 같은 비판 세력이 사라져서일까. 캘리포니아의 반(反)기업 정서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최근에는 의료 노조를 중심으로 자산 10억달러 이상 부자의 자산 5%를 일회성 세금으로 걷는 ‘부유세’ 논의가 진행된다. 87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올해 11월 선거 공식 안건으로 채택된다. 각각 구글과 팰런티어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피터 틸은 이미 지인에게 이주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텍사스주의 대응은 정반대다. 스페이스X의 새 터전이 된 텍사스주 보카치카 지역은 지난해 5월 회사 본사 이름을 딴 ‘스타베이스시’가 됐다. 스페이스X가 주민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고 직원을 이주시킨 결과다. 텍사스 주의회는 별도 입법을 통해 스타베이스시에 로켓 발사에 필요한 해변 접근권과 도로 폐쇄권을 부여했다. 기업 활동에 완전한 자유를 부여한 셈이다.

스페이스X 사례는 최근 한국에서 거론되는 ‘반도체단지 새만금 이주론’을 떠올리게 한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은 좋지만 기업의 이해관계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논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토지 매입과 산업단지 착공에 들어갔다. 만약 전북특별자치도가 진작에 텍사스와 같은 ‘제로(0) 세금’을 제안했다면 어땠을까. 세금이 낮고 규제가 적은 지역으로 기업이 이주하는 것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듯한 이치인데 정치권만 거꾸로 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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