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서하마가 달군 서울의 봄… 하프 박경민·김예다은, 10㎞ 백지훈·노유연 우승
2026.04.26 16:02
올해도 2만1545명이 자유롭게 도심 명소를 달리며 ‘서하마(서울하프마라톤)’를 만끽했다.
26일 서울하프마라톤(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체육회·조선일보사 공동 주최) 참가자들은 오전 7시 30분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충정로역, 공덕역을 거쳐 마포대교를 통해 한강을 가로질렀다.
10㎞ 부문 러너들은 여의도공원, 하프마라톤 참가자들은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광장까지 달리며 동료들과, 또 자기 자신과 기록을 다퉜다.
하프마라톤 남자부에서는 직장인 러너 박경민(32)씨가 1시간 11분 40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이 부문 우승 기록 1시간 12분 37초보다 약 1분 빠른 기록이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박씨는 “원래는 1시간 10분대를 목표로 했는데 1분 정도 늦어졌다”며 아쉬워하면서도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1등으로 들어와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씨의 우승은 큰 부상 이후 다시 일궈낸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뜻깊다. 그는 2024년 군 복무 중 떨어지는 물건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흉추 골절 부상을 입었다.
이후 한두 달가량 병원에 누워 지내야 했다. 한동안 운동은커녕 일상 회복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지만 몸을 추스른 뒤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후 1년에 3000㎞씩 달리며 차근차근 훈련량을 쌓았다.
이날 레이스에 대해서는 초반 오버페이스가 아쉬웠다고 했다. 박씨는 “출발 전에는 항상 오버페이스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가자고 마음먹는데, 오늘도 초반 5㎞를 생각보다 빠르게 들어갔다”며 “5㎞까지 평균 페이스가 목표보다 빨라 후반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 몸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 만큼 더 준비해서 다음에는 원하는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여자부에서는 직장인 러너 김예다은(32)씨가 1시간 20분 46초로 우승했다. 지난해 여자부 우승 기록 1시간 23분 33초보다 약 3분 빠른 기록이다.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 10㎞ 여자부에서 37분 36초로 정상에 올랐던 김씨는 2019년 이후 7년 만에 출전한 하프마라톤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세운 개인 최고 기록 1시간 20분 57초를 넘어 1시간 19분대를 목표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록은 기존 개인 최고 기록을 11초 앞당긴 것이다.
그는 “4월 말인데도 날씨가 선선해 기록을 기대했지만, 코스에 잔잔한 오르막이 있어 후반에 조금 밀렸다”며 “그래도 몇 초라도 개인 기록을 줄여 다행이다. 특히 서하마 같은 대회에서 이런 기록으로 우승해 기쁘다”고 했다.
김씨는 2019년 첫 직장에 들어간 뒤 취미로 러닝을 시작했다. 기록 향상의 비결로는 꾸준한 훈련을 꼽았다. 김씨는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1000m, 2000m, 3000m 같은 긴 인터벌 훈련을 주로 했다”며 “후반에 밀리지 않도록 지속주도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주로 훈련하며, 평일에는 ‘일산호수마라톤’ 러닝 클럽에서 동호인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10㎞ 남자부 우승은 33분 54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회사원 백지훈(38)씨가 차지했다. 의류업체에 다니는 백씨는 운동 선수 경력이 없지만 평소 조기 축구를 하며 단련한 체력과 러닝 크루 ‘뛰뛰빵빵’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서하마 참가 3년 만에 ‘깜짝’ 1위 기록을 냈다.
2024년 처음 서울하프마라톤에 참가했을 때엔 10㎞ 4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하프 코스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다. 올해 세 번째 참가, 10㎞ 기준으론 두 번째 대회 만에 정상에 오른 셈이다. 백씨는 “학창 시절부터 체력장 하면 5위 안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최근 발가락 염증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며 “34~35분대 기록만 생각하며 뛰었고, 순위는 기대도 안 했는데 우승해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응원 온 가족이나 친구도 없었다고 한다.
백씨는 “마지막에 2위 선수가 바로 뒤에 붙어 있어 끝까지 달리려고 했다”며 “생각지 못한 1등이라 더 기쁘다”고 했다.
10㎞ 여자부에선 노유연(39)씨가 36분 31초로 우승했다. 노씨는 2002년 중학생 신분으로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육상 유망주 출신이다. 당시 육상 1500m에서 5위에 올랐다.
은퇴 후 출산과 육아로 10년간 달리기를 쉬었다가 러닝 코치로 일하면서 국내 주요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해 잇따라 우승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날 서하마에선 원래 하프 코스에 출전하려 했지만 신청자가 많아 대신 10㎞에 나섰고, 2위에 50초 가까이 앞서는 기록을 냈다. 그럼에도 노씨는 “서하마 인기가 너무 뜨거워서인지 러너들이 많아 초반에 속도를 못 낸 탓에 기록을 더 줄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노씨는 초등학교 6학년, 유치원생 두 딸에게도 한마디를 남겼다. “딸들아, 엄마가 이렇게 뛰면서 열심히 산다. 말 좀 잘 들어라.” 이날 남편이 출장 중이어서 그는 달리기를 마친 뒤 서둘러 짐을 챙겨 여의도공원을 빠져나갔다.
개최 10주년을 맞은 서울하프마라톤은 올해도 젊은 러너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했다. 참가자 2만1545명 가운데 20·30대가 1만4824명으로 전체의 68.8%를 차지했다. 이날 주요 부문 우승자 4명도 모두 3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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