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 ‘K-박람회’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GS25 편의점에 농심과 넷플릭스가 협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농심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K-박람회’에 처음 참여한다. 음악·드라마·게임·웹툰 등 콘텐트 산업뿐 아니라 식품·뷰티·관광 산업 등을 한 무대에 올려 콘텐트의 인기가 연관 산업의 수출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자리다. 다양한 영역의 한류 산업을 모아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정부부처 합동 박람회로, 2022년 베트남에서 처음 시작해 지난해까지 일곱 차례 열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초반부 장면. 김밥, 라면, 호떡, 김치 등 한국 음식들이 현실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탁자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컵라면이 신라면을 연상케 한다. 사진 넷플릭스 농심은 지난해 콘텐트 결합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새우깡·신라면 등이 연상되는 제품이 나와 주목을 받자 빠르게 협업 제품을 내놓았고, 글로벌 앰배서더로 K팝 아이돌 그룹 ‘에스파’를 발탁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839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K-박람회 참여 계기에 대해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심을 현지 소비자 및 유통 파트너들에게 직접 소개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팝과 드라마·게임·웹툰으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 국가 수출 전략의 주요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이 K콘텐트를 통해 한국을 접하고, 이어 식품·화장품·관광·생활소비재를 소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다.
다큐멘터리 ‘랩소디’ ‘맛의 나라’ 시리즈를 제작한 백헌석 이엘TV 대표는 “이제 한식은 외국인들에게 ‘힙한’ 체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캐나다·스페인·아랍에미리트에 열린 세 차례의 K-박람회에 참석했던 백 대표는 “요즘 외국 시청자들은 ‘케데헌’에 나온 라면을 사 먹고, ‘삼겹살 랩소디’에 나온 맛집을 캡처해뒀다가 한국에 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글로벌 빌리지에서 열린 '2025 K-엑스포 아랍에미리트: 올 어바웃 케이 스타일' 기념 설치물 앞에서 관람객들이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이런 현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콘텐트 수출이 10% 증가할 때마다 농식품산업 생산액은 약 1억7000만원, 전체 산업 생산액은 약 3조8000억원이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 세 차례 열린 K-박람회에선 234개의 한국 기업이 총 17만명의 소비자와 704개사 바이어를 만났고, 수출 상담액 4억 7000만 달러(한화 약 6900억원)의 성과를 냈다.
올해 K-박람회는 다음달 23∼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프랑스(6월), 멕시코(9월) 등 3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첫 개최지인 LA에서 열릴 K-박람회에는 ▶방송 부문(이엘TV, 팀91 등) ▶문화 부문(넷플릭스 코리아, 네이버 웹툰 등) ▶푸드·라이프스타일 부문(농심, BBQ, 교촌치킨 등) ▶기술 부문(NC AI, CJ AI 콘텐트 얼라이언스 등) 다양한 분야의 107개 기업이 참여한다.
LA의 한류 팬덤과 아시아계 소비층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다음달 24일 LA 피콕 씨어터에서는 7000석 규모의 K팝 콘서트가 열린다. 박재범·피원하모니·롱샷 등이 출연한다. 이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넷플릭스·파라마운트·드라마박스 등 글로벌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수출상담회가 열린다. 팬덤의 열기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구조다.
스튜디오 잔치에서 만든 음식 다큐멘터리 '열두 바다'의 한 장면. 지난 4일 KBS2와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됐다. 백헌석 대표는 이번 K-박람회에서 계절마다 다른 한국의 풍성한 해산물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백헌석 이엘TV·스튜디오 잔치 대표 지난해 8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K-박람회'에서 쿠킹쇼를 하고 있는 배우 류수영의 모습. 그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편한 '집밥' 레시피를 소개하며 '요리 인플루언서'로도 통한다. 사진 백헌석 이엘TV·스튜디오 잔치 대표 이엘TV는 프로그램 ‘열두바다’와 연계해 배우 류수영, 송훈 셰프가 참여하는 쿠킹쇼를 준비 중이다. 방송 콘텐트와 음식 체험을 결합해, 예능을 보고 음식을 찾는 소비 흐름을 현장에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콘진원 관계자는 “단순 행사 주관을 넘어 국내 중소 콘텐트 기업의 해외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대기업과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K콘텐트 수출의 ‘현장 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