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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캐셔로>가 떠올리게 한 현실의 영웅들

2026.04.26 14:36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넷플릭스 드라마 <캐셔로>를 봤다. 원작이 웝툰이라고 들었는데, 웹툰은 잘 보지 않아서 드라마로 봤다. 어쩌면 뻔한 스토리의 오락 콘텐츠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돈과 삶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고 나는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캐셔로는 캐시 cash+히어로 hero. 캐시가 있으면 무한의 힘이 나는 초능력자다. 주머니에 돈만 있으면 당할 자가 없을 만큼 힘이 세지고 다쳐도 금세 회복된다. 대신 힘 쓰는 만큼 가지고 있는 돈이 사라진다. 위험에 빠져도, 누굴 구하려 해도 수중에 돈이 없으면 초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주인공은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려 애쓰는 말단 공무원이다. 결혼할 여자친구와 아끼고 모아서 아파트 청약을 노리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어처구니없게도 아버지로부터 가난해지는 가혹한 초능력을 물려받게 된다.

가진 것 없는 선량한 시민의 삶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다. 힘을 쓰는 만큼 돈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는 힘쓰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 다짐해 보지만 그 앞에서 속절없이 벌어지는 위급상황은 결국 그의 집 보증금을 힘으로 쓰게 만들어버린다.

그가 힘을 쓸 때마다 짤랑거리며 지폐가 사라지고 잔돈이 떨어지는데, 어찌나 애가 타고 내 속이 다 상하던지. 평범한 소시민과 돈, 힘을 절묘하게 결합한 소재는 오락적 스토리일지라도 공감할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주었다.

▲ 캐셔로 넷플릭스 드라마 캐셔로 포스터
ⓒ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나서 허구가 아닌 우리 사는 세상에도 서민의 캐셔로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능력은 없지만 자기가 가진, 할 수 있는 한에서 사람들을 돕거나 베푸는 사람들 말이다.

가령 돈 받지 않고 사채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채무 해결을 법적으로 돕는 분이라든지, 국가 유공자분들께 식품,생필품을 무상으로 제공하시는 편의점 사장님이나, 6.25 참전 용사께 식사를 무상 제공하는 식당 사장님. 시장에 오는 어르신들 손님이 많아 음식을 수십 년 전 가격 그대로 제공하는 식당 사장님, 머리 하러 오시는 동네 분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미용실 사장님 부부, 배달음식 주문 고객의 사연에 위로하듯 반찬이나 서비스를 많이 주는 사장님... 방송이나 온라인 채널에서 접하게 되는 미담만 해도 다 꼽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분들이 우리 사는 현실 속 캐셔로나 다름없지 않을까? 그분들이 쓰는 돈은 허구 속 주인공이 쓰는 돈에 비할 게 못 되겠지만, 그로 인해 세상에 퍼지는 온기와 나눔의 힘은 주인공이 발휘하는 힘보다 넓고 크고 깊은 영향력이 있다.

개인화된 지금의 시대는 주위를 외면하긴 매우 쉽고, 다가가기는 매우 어렵다. 차가운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다들 주변에 무관심한 것 같으면서도 어디선가 전해지는 다정함과 따뜻함을 귀하게 여긴다. 그런 좋은 마음들을 그리워한다. 현실 속 캐셔로들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님을, 서로에게 온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모습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고 감동하는 것 아닐까.

크든 작든 베풀 수 있는 무언가로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그분들께 새삼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이 주는 힘은 야속하게 짤랑거리는 동전소리와 사라지는 돈으로 생기는 막대한 힘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잔잔하지만 단단한 힘이다. 힘든 누군가에게 온정을 쌓아주는 그 헌신과 나눔에 오늘도 감사하며 응원을 보낸다.

나도 평소 행하는 작은 온정이 있다면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인데, 이건 너무 작아서 좀 더 보탤 수 있는 일이 있을 찾아봐야겠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고 나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며 미약하게나마 힘을 전하며 살아가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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