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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장특공제 손질SNS…부동산 ‘심리전’ 다시 시작[송종호의 국정쏙쏙]

2026.04.26 15:26

<105>장특공제 축소와 1주택자 보호
직접 규제보다 대통령 메시지로 여론수렴
규제 일변도서 벗어나 예외대상 파악 주문
실수요 보호·투기억제…“세심한 정책”강조
“여러분 생각 어떠신지, 댓글부탁”소통 의지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중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손질 가능성을 거론하며 부동산 시장을 향한 메시지 관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장 세율을 올리거나 규제를 발표하지는 않으면서도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정책 카드를 남겨두고 시장 심리를 움직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직접 규제보다 예고와 신호를 통해 매물을 유도하고 가격 기대심리를 낮추겠다는 구상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열심히 일해 번 돈에도 근로소득세 내는데, 주택양도소득에 양도세 내는 건 당연합니다.>라는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사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더구나 고가주택에) 양도세를 깎아주는건 주거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권장정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양도세를 깎아주는건 ‘주택투기권장정책’”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했을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입니다. 이름에 ‘보유’가 들어가 있지만 보유세가 아니라 양도세 영역의 공제 장치입니다. 오래 보유한 주택을 매각할 때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인 만큼, 정부가 이를 손보겠다고 하면 시장에서는 곧바로 매도·보유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통령은 다만 1주택 실수요자 보호 필요성은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다”고 전제했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와 투자 목적의 비거주 보유주택을 구분해 접근하겠다는 뜻입니다.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실수요와 투기를 나눠 정밀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서울 강남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사기’ 투기를 확산시키고 집값을 연쇄 폭등시킨 사람들, 이들을 비호하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냐”고 되물었습니다. 다주택 규제 이후 핵심 입지 고가주택 한 채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정조준한 발언입니다. 과거 수년간 서울 강남권과 주요 선호지역에서 나타난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똘똘한 한 채’ 쏠림을 지목한 셈입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장특공제 폐지 법안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2억 원)를 정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다 보니 여당 법안이나 대통령 지시사항인냥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 진보당과 초선 의원이 공동발의한 법안 하나로 부동산 정책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이 대통령도 “일부 야당이 낸 장특공제제한 법안은 정부와 무관한데도 마치 대통령이 낸 법안인 것처럼 조작해 공격하고 있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부동산 정책 설계와 이번 발의된 법안은 거리가 멀다는 뜻입니다.

진보당·與초선의원 장특공제폐지법안… 대통령 생각과는 달라

보유·거주 공제 비중 변화에 따른 1주택 양도세 부담 비교
시장 일각에서는 법안 발의 전부터 장특공제를 축소하면 매물이 줄고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고 버티기에 들어가 공급이 잠길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장기간 보유해 양도차익이 큰 고가주택 보유자일수록 세 부담을 의식해 매각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세제 하나만으로 집값과 거래량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은 장특공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급등한 경험이 있습니다. 집값은 금리, 대출 규제, 공급 전망, 경기와 소득, 인구 이동, 유동성, 기대심리, 세금 등 복합 변수의 영향을 받습니다. 세금이 중요 변수인 것은 맞지만 유일한 변수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각종 부동산 세금 규제가 강화됐으나 서울 집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공급 부족 우려, 핵심지 선호 심리,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세제 혜택이 있다고 모두 매도에 나서는 것도 아니고, 세 부담이 있다고 반드시 가격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대통령은 복합적인 요소들이 혼재된 부동산 시장 두고 규제 일변도로 정책을 설계할 경우 실패를 반복했던 과거 민주당 정권의 정책경험을 학습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배경에서 정책 발표 이전부터 시장 기대심리를 관리하고, 필요하면 규제 카드를 쓰되 그 전에 시장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청와대 한 참모는 전했습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차례 ‘부동산은 심리전’이라는 취지의 인식을 드러내 왔습니다.

규제일변도 文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

이런 배경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강경하면서도 동시에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두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는 이달 초에도 비거주 1주택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밝혔습니다. 직장 이동, 부모 봉양, 지방 근무 등 현실적 사정을 고려한 예외는 인정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접근은 과거 규제 일변도 정책과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강화, 대출 규제가 연속적으로 쏟아졌지만 시장은 오히려 정책 발표 자체를 가격 상승 신호로 받아들이는 역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수록 시장 불안이 커지고 매수 심리가 자극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제도 발표보다 시장 반응을 먼저 살피는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종료 시점을 5월 9일로 두면서도 허가 신청 시한을 고려해 현장 혼란을 줄이는 보완책을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거래 절벽이나 행정 혼선을 최소화하면서 매도 유인을 높이려는 현실적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 일시 비거주 제외 명백” 강조

2022년 2월 24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뜻으로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수차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해야 했던 이 대통령 입장에서 부동산 정책은 ‘정권 명운’을 건 싸움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는 20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사과 내용입니다.

●“부동산 문제 그리고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 가중…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내로남불식의 남 탓이라든지…반성합니다”(2021년 11월22일 선대위회의)

●“주거 환경 주택 문제로 고통받은 국민들에게 사과 말씀을 드린다. 부동산 정책 관련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2022년 1월 13일 노원구 방문)

●“서울이 부동산 때문에 고생이 많다. 민주당이 기대에 못 미친 점에 관해 몇 차례 사과를 드렸고 오늘도 사과를 드린다”(2022년 1월21일 서울 메타버스 유튜브 출발인사)

●“부인할 수 없는 부동산 정책 실패…민주당의 일원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또 다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겠다”(2022년 1월23일 311만호 주택 공급 공약 발표)

이런 경험 속에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풀어가는 데 세심하게 방법을 찾아주길 바란다(3월 17일 국무회의)”고 여러차례 강조하며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기보다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략은 단기 대응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을 기점으로 시장은 다시 본래의 과세 구조로 복귀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매도를 유도했던 기간이 끝나간다는 말입니다.

결국 이후 보유 부담이 점진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고 장특공제 축소나 폐지는 매물을 내놓기 보다 버티기에 들어가 공급에 역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지적은 일리가 있습니다.

‘세심’한 정책지시…투기성 비거주 1주택vs실수요 비거주 1주택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세심함’을 요구한 것도 이런 지적을 인식해서입니다. 즉 투기성 비거주 1주택과 실수요 비거주 1주택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인 셈입니다.

지방 발령,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주말부부 등은 모두 현실적인 사유이지만 실제로는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보유를 이어가는 사례와 뒤섞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만들면 억울한 실수요자가 속출하고, 개별 심사 재량을 넓히면 형평성 논란과 행정 불신이 커질 수 있습니다. 세금 자체보다 선별 기준이 더 어려운 이유입니다.

해법은 ‘사유 심사’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검증’에 있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직장 발령 기록, 건강보험 근무지, 자녀 재학 여부, 실제 전입신고 기간, 공과금 사용량, 임대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생활’여부를 보고 판별하자는 것입니다.

공무원 순환근무, 군인·교사 지방 근무, 장기 간병 등은 자동 인정하는 ‘안전지대(safe harbor)’를 두고, 애매한 사례는 사후 검증 후 허위가 드러나면 추징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정교한 방식을 만들고서도 규제부터 서두르는 부동산 정책과 달리 점진적인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기 세력에 확실한 경고를 주되 퇴로를 열어주는 방식이 장특공제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급급한 규제일변도 정책 탈피…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제 정상화 무게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년 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 750건) 대비 49.9% 급감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무엇보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급급하게 부동산 가격 누르기 식의 규제가 아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확대된 장기보유 공제, 고령자 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부담을 낮춰온 핵심 장치들을 정상화라는 주력할 것이라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금융위기를 지내온지 20년이 다 돼 가는데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다보니 세율은 그대로인데 공제를 통해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 됐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보유세는 명목상 존재하지만 실효세율은 낮은 상태가 지속돼 왔습니다.

이 대통령의 정책 방향은 이 같은 ‘완화 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읽힙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동산 정책은 세율을 직접 인상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제를 조정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 시장의 반발과 부작용은 정책 실시 전에 이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해소하는 방식으로 시장 저항을 돌파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 무리하게 먼저 정책을 집행해 시장의 반발을 높이고 정책 실패를 반복하기 보다 여론수렴부터 하는 방식입니다.

24일 장특공제를 손질한다는 메시지의 SNS에 말미에 적어놓은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댓글 부탁드립니다”는 당장의 결정으로 시장과 대결하겠다는 게 아닌 현 정부가 시장과 소통해가며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입니다. 다만 그 의지가 이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세심한’ 정책 설계로 나올지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인간의 욕망과 직결된 부동산 시장은 아무리 정교한 정책 앞에서도 종종 예상 밖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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