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무너뜨린 사법, 국민이 나서야 한다
2026.04.25 00:41
[서민의 시사 구충제]
검찰 향한 여권의 총공세
사법 정의는 어디로 가는가
지난 4월 10일, 대장동 사건 수사 검사가 극단적 시도를 했다. 우리나라 법질서를 책임지는 검사가 그런 일을 벌인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 더구나 그는 신장암으로 절제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었다. 이 검사는 2022년부터 2023년 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수사를 담당했다. 문제가 생긴 건 작년 11월 7일이었다. 정진상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남욱씨가 그간의 입장을 번복한 것. 그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던 증인이었기에 판사는 그 이유를 묻는다. 남씨는 자신을 수사한 정일권 검사가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를 도려낼 수 있다”고 협박해 거짓 진술을 했다고 말한다. 정 검사는 이렇게 해명한다. ‘그때는 남씨가 진술을 거부하는 상황’이었기에 ‘수사하는 과정이 의사가 치료하는 과정과 같기 때문에 신속하게 환부만 도려낼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는 취지’였다는 것. 상식적으로 이게 더 이치에 맞는 것 같지만, 남씨는 정 검사가 진짜로 배를 가른다고 협박한 것처럼 주장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남씨뿐 아니라 좌파 지지자,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마저 남씨 말에 동조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2021년 10월 유동규씨 구속으로 본격화된 대장동 사건은 그로부터 4년 만인 작년 10월 말에야 1심 선고가 나왔는데, 남씨는 물론이고 김만배씨와 유씨 등 관련자들이 모두 징역 4년 이상의 중형이 내려졌고, 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로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문제는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이 대통령이 2023년 3월 22일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당선 뒤 재판은 중단된 상태지만, 대통령의 퇴임 후까지 생각하는 세심한 민주당으로서는 이 사건 자체를 없던 것으로 만들 생각인 듯하다. 잘못된 증거를 찾아 재심을 청구하는 게 절차상 맞지만, 그런 확실한 증거가 마땅치 않다면 민주당으로선 국정조사라는 이름으로 당시 수사한 검사들을 불러 ‘조작기소 아니냐’며 윽박지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불과 얼마 전에 이와 비슷한 일을 벌인 적이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에 관여하고 쌍방울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 8개월의 형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그 드라마의 주인공. 남씨가 ‘배 가른다’는 협박에 굴복했다면, 이 전 부지사를 굴복시킨 것은 검찰이 구치소에서 먹였다는 연어와 소주. 잡범도 아니고, 경기도 부지사를 지낸 이가 겨우 소주와 연어 때문에 ‘대북송금을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위증을 했다니,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게다가 이 전 부지사가 처음부터 이런 얘기를 했던 것은 아니다. 1심 재판 내내, 심지어 그의 진술 번복이 언론에 보도돼 민주당이 패닉 상태에 빠졌던 2023년 7월에도 ‘연어’의 ‘연’ 자도 꺼내지 않았던 이 전 부지사가 연어 얘기를 처음 꺼낸 것은 1심 판결이 임박한 2024년 4월 4일이었다.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놨더라. 성찬이었다. 구치소 내에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덮밥도 있었다.” 이튿날 검찰은 이 발언이 명백한 허위라고 얘기하지만, 이 전 부지사 발언에 주목한 이는 거의 없었다. 발언 자체가 워낙 황당해서인지 대다수 언론이 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먼 훗날을 위해 만든, 좌파의 빌드업이었던 모양. 총선에서 대승한 자신감에서인지 민주당은 이 발언을 쟁점으로 삼아 총공세를 펼친다. 이 전 부지사가 술파티 장소를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것은 물론, 날짜도 5월 29일, 6월 28일, 6월 30일, 7월 3일, 7월 5일 등등 검찰이 반박할 때마다 진술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음에도,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준다. 재판부가 연어 술파티의 신빙성을 믿어주지 않아 1심, 2심과 대법원 모두 중형을 선고했지만, 뭐 어떤가.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대한민국에선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국민주권,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이다. 국회는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았고,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는 건 입법부 권한이다. 사법이란 정치로부터 간접적으로 권한을 받은 것이다.”
쌍방울 대북송금을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는 민주당이 주도한 국정조사에 나와 온갖 욕을 얻어먹어야 했고, 그 뒤에도 좌파 언론에 의해 엄청난 조리돌림을 당하는 중이다. 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법사위는 “외부 음식이 반입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습니다”고 한 작년 국정감사 발언을 빌미로 박 검사를 위증죄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황당한 점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그의 직무정지를 법무부장관에게 요청했다는 점. 제대로 수사해 유죄판결을 받아낸 부하 직원에게 이게 뭐 하는 것일까?
그래도 박상용 검사는 여러 언론에 나와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이 얼마나 부도덕한지를 설파하는 중이지만, 모든 검사가 다 그처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장동 수사 검사의 극단적 시도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나름의 의사표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너무도 잔인했다. 극단적 시도를 한 차례 했고, 또 병가 중이라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사유서를 냈음에도 국회는, 더 정확히 민주당은, 4월 16일 이 검사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건 좀 너무했다고 느낀 걸까? 그간 정권 눈치를 봐왔던 구 대행은 기자들 앞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하지만 이런다고 민주당이 폭주를 멈출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국민이 나서야 한다. 지지하는 정당이 하는 일이어서, 또는 국민의힘이 밉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태에 침묵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 모두에게 돌아오는 법이니 말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이화영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