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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
서울 지하철 3호선
합정역인데 "이번역은 홍대입구", 지하철 왜 이러나 했더니

2026.04.25 10:56

6개 교통공사 자료 보니 전국서 꾸준히 발생… 오류 재현 어려워 해결책도 '한계'
 2026년 4월 2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외선순환행 열차 차내 전광판에 ‘홍대입구(Hongik Univ.)’가 송출되고 있다.
ⓒ 백진우

'홍대입구(Hongik Univ)'

지난 3월 7일 오후 6시 22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외선순환행 열차 차내 전광판에는 이같은 문구가 송출됐다. 화면 왼쪽으로 주황색 삼각형이 점등돼 출입문 방향을 알렸다.

하지만 합정역이었다. 내리는 문은 오른쪽.

전국 지하철에서 잘못된 역 정보가 차내에 송출되는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승객이 제때 내리지 못하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근본적 방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6년 3월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외선순환행 열차 차내 전광판에 ‘홍대입구(Hongik Univ.)’가 송출되고 있지만 출입문 밖으로는 합정역이 보인다.
ⓒ 백진우

오송출에 잘못 내리기도… 전국 지하철공사 "인지하고 있다"

특정 호선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18일 오후 9시 20분경, 서울 지하철 3호선 상행선 열차는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하고도 전역인 교대역이라고 안내했다. 목적지가 고속터미널역이었기에 기자는 원했던 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다음 역인 잠원역에서 내려 반대편 열차를 타야 했다.

당시 일행이었던 김민솔씨(29)는 4월 23일 "분명히 (전광판에) 교대역이라고 돼 있어서 내리지 않았는데 다음 역이 잠원역이라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그날 유난히 피곤한 날이었는데 반대편 승강장으로 건너가 다시 열차를 타야 해 불편했다"고 회상했다.

기자가 전국 6개 교통공사(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이같은 오류는 전국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모든 교통공사는 오송출 오류 발생을 인지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2026년 들어 부산교통공사는 3건, 광주교통공사는 1건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인천교통공사도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12건의 관련 민원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대구교통공사는 민원인 동의 없이 (민원 정보) 공개가 어렵다며 연평균 1건 정도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서울교통공사와 대전교통공사도 발생 빈도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발생 규모는 민원 신고 횟수보다 많을 수 있다.

통신 오류 탓… 정기 점검 및 유지보수 한다지만 '오류 반복'

 지하철 역 정보 송출 방식 및 오류 발생 시나리오 (생성형AI 활용 일러스트)
ⓒ 백진우

각 교통공사의 정보공개와 관계자 설명 등을 종합하면 이같은 오류는 주로 통신 장애로 발생한다. 열차는 선로 특정 지점에 설치된 자동운전장치 안테나를 지날 때마다 도착역 정보와 출입문 방향 등을 무선으로 수신한다. 그리고 이를 객실안내방송 및 차내 전광판으로 송출한다. 수신기와 발신기의 통신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가 표시될 수 있다.

이 외에도 CPU 과부하나 화면 고장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은 '열차 운행 중 다수 정보 송출에 따른 표시기제어기 CPU 사용률 과부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광주교통공사는 "이전 역에서 표출된 역 정보가 전광판 멈춤 현상으로 (계속 남아 있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오류를 원천 방지하기 어렵고 문제가 발생해도 현장에서 이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각 교통공사는 정기 점검 및 유지보수 등을 실시해 오류 발생 빈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차량운전처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문제가 발생해) 확인해 보면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같은 상황으로 재연이 돼야 (조치) 할 수 있는데 재연이 어렵다 보니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류가 발생하면 기관사가 이를 안내해 승객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복수의 교통공사는 오류가 발생할 경우 육성 방송 등을 통해 승객에게 역 정보를 안내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기자가 탔던 열차에서는 이같은 안내 방송이 없었다.

기관사가 오류 발생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승무원이 객실에 있는 방송을 다 듣지 못한다"며 "기관실에서는 설정기를 통해 정보를 받지만 이를 화면으로 따로 현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역에 정차하면 역에 있는 모니터 등을 보고 파악할 수도 있지만 이를 보지 않고 지나치면 승무원이 (오류를) 알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역 정보 안내를 지상 신호에 의존하는 대신 기관사가 직접 하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기관사가) 출입문도 취급해야 하고 운전도 신경 써야 하다 보니 계속 방송하는 건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일부 지하철에서는 오류가 발생해도 승객 불편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도 시도하고 있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은 "다음 역 정보가 일정 시간 동안 수신되지 않을 경우, 약 1분 30초 후 기존 표시 정보를 자동으로 클리어하도록 개선하여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인천교통공사 귤현경정비팀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기존에는 수신되지 않을 경우 이전 역 정보가 송출됐는데 약 2년 전 이러한 조치를 통해 적어도 잘못된 역 정보가 송출되지는 않도록 했다"며 "클리어되면 빈 화면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역 정보 오송출은 승객 입장에서 큰 불편이다.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는 차내 전광판뿐만 아니라 창문 등으로 보이는 실제 도착역 이름도 확인해야 잘못된 역에서 내리는 불편을 피할 수 있다.

 2026년 4월 23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응암순환행 열차 창문 밖으로 응암역이 보인다.
ⓒ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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