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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피눈물로 돈 버는 사이버렉카에 철퇴…법원 “이익 넘는 손해배상 명령해야” [세상&]

2026.04.26 07:46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박형민 판사 2일 판결
A씨가 유튜버 B씨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유튜브 자극적 콘텐츠, 수익 직결되는 왜곡적 환경”
“이익 초과하는 손해배상 부담시켜야…억지 가능”
쯔양 대리인 “매우 이례적인 판결… 축적돼야”


유튜브와 틱톡 어플. [123rf]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무분별한 사이버렉카의 명예훼손·모욕 행위에 대해 법원이 칼을 빼들었다.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의 위자료를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칼을 빼든 이유다. 법원은 “온라인 환경은 자극적·공격적인 콘텐츠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왜곡적인 구조”라고 운을 뗀 뒤 “단순히 피해 회복에 그칠 게 아니라 이익을 넘는 손해배상을 명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지나 “이 점을 명확히 인식시켜 불법행위를 주저하게 만드는 억지 수단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유튜브 방송에서 모욕·명예훼손


2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 46단독 박형민 판사는 A씨가 유튜버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700만원을 배상하라”고 지난 2일 판결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B씨는 2024년 4~5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A씨와 A씨의 아들을 언급하며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B씨는 그보다 앞선 2023년 12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과 관련해 A씨 아들이 팬카페에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글을 올리자 불만을 품고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발언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 모자에 대한 모욕과 협박 등 혐의로 이미 형사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B씨가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확정된 후 지난해 12월말 A씨는 B씨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명예훼손·모욕 등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달라고 했다.

통상 100~500만원 인정 사안…이례적으로 높은 1700만원 인정


민사재판 1심을 맡은 박 판사는 “B씨가 A씨 및 A씨 아들에 대해 한 행위들은 명예를 훼손하거나 협박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며 “B씨는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판결에서 B씨 등 사이버렉카의 행위를 형사처벌로 엄히 다스리거나, 온라인 플랫폼의 자정 기능에 의존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 환경에서의 모욕·명예훼손 등은 분명히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형벌은 개인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이므로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처벌에 의존하는 건 표현의 자유 위축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자율규제 등 자정 기능에 의존하는 것 역시 충분한 억제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 참여와 트래픽 증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에 놓여있으므로 자극적·공격적 콘텐츠의 확산을 자율적으로 억제할 구조적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해배상액이 이익 넘지 않으면 유해콘텐츠 지속 생산”


박 판사는 “다른 수단들의 한계, 즉 형벌의 보충성 원칙과 플랫폼 자율규제의 한계를 고려할 때, 온라인상 모욕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사 불법행위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유튜버들의 모욕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단순한 사후적 정신적 피해 회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경제적 유인을 상당 정도, 나아가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수준의 위자료의 지급을 명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환경에서는 자극적 공격적 콘텐츠가 조회수 증가와 광고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어, 이 사건과 같은 명예훼손 내지 모욕적 표현이 오히려 행위자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왜곡된 인센티브가 내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그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행위자가 해당 행위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을 상회하도록 설정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에 대한 위험을 비용으로 내재화한 채 불법행위에 나아가는 것이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며 “이는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 최적화된 수준 이상의 유해한 컨텐츠의 지속적인 생산, 즉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는 단순한 사후적인 손해전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에게 불법행위로 인해 이익을 상회하는 손해배상 상당액의 비용을 부담 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시켜 그와 같은 불법행위로 나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억지’ 수단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했다.

박 판사는 “이 사건의 경우, 피고(B씨)의 불법행위는 일회적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대상이 원고의 자녀에까지 미친 점에서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가 온라인상에서 광범위하게 전파되었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그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손해 역시 결코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피고는 원고측의 고소로 이 사건이 형사사건화한 이후에도 자숙하지 않고 유튜브 방송을 이어나갔다”며 “위와 같은 사정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왜곡된 경제적 인센 티브 구조를 교정하고 일반예방적 기능까지 고려해 위자료의 액수를 정하되, 피고가 일부 금원을 형사공탁한 점을 피고에게 유리하게 참작해 위자료의 액수를 170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통상 이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선 100만~500만원 정도의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사례가 흔한데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이 인정된 것이다.

B씨의 항소로 이 사건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변호사들 “사이버렉카 범죄 예방 효과 기대”


판결문을 분석한 사이버렉카 피해자 유튜버 쯔양의 대리인 김태연 변호사(태연 법률사무소)는 “판결 취지는 사이버렉카의 불법행위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제거할 정도의 손해배상을 명령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판결이 축적된다면 향후 유사한 불법행위의 반복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판결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판례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그동안 아쉬움을 느꼈다”며 “범죄를 억제하고 법이 실질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선 적정한 처벌과 배상이 함께 뒷받침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을 주로 수행하는 김수열 변호사(뉴로이어 법률사무소)도 헤럴드경제에 “매우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유튜버들의 수익에 비해 배상액이 낮다면 이를 감수하고 위법행위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을 억제하기 위해 새로운 설시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판결 흐름이 이어지길 적극 지지한다”며 “공개적으로 저격을 당해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턱없이 부족한 배상을 받고있는 피해자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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