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화물연대
화물연대
노동계·소상공인 반발에 멈춘 ‘권리 밖 노동’ 입법

2026.04.26 05:01

노동절 내 처리 어려울 듯
노동계 “분쟁 해결에서나 작용”
산업계 “영세사업장 부담 커져”
배달 라이더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여는 모습. 뉴시스

정부가 노동법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며 ‘일하는사람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다 노동계와 산업계 반발에까지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5월 1일 ‘노동절 선물’로 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두 법안에 대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노동절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실상 기한 내 처리는 불가능하다.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 극심한 여야 대치와 지방선거 국면까지 겹쳐 노동절 전 일정 합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은 근로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등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기본권과 국가의 보호 원칙을 규정하는 법안이다. 근로자추정제는 사용자가 해당 노무제공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노동법상 근로자로 추정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회 논의 일정과 별개로 노동계와 산업계 의견도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근로자추정제 정부안은 ‘근로기준법 관련 분쟁 해결에서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양대노총은 이를 두고 “소송 단계에서나 겨우 작동하는 사후구제 장치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판에 가기 전 단계인 노동부 진정이나 단체교섭 단계에서는 추정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별도의 규정 신설 대신, 근로기준법 정의 자체를 바꿔 근로자성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명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근로자성 추정제도는 기존 노동법 체계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자의 범위를 사실상 확대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보다는 근로기준법 제2조 근로자의 정의 개념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도입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노동부가 CU 화물기사 사망 사고 당시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와 화물기사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면서 노동계 반발은 더 거세졌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현행 제도가 문제”라며 “근로기준법 정의 조항에 노동자 추정 조항을 담아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상공인·중소기업계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영세 사업장에 과도한 노무·소송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반발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쪽에서는 근로자성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때마다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을 지우면 각종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패소할 경우 퇴직금, 최저임금, 4대 보험, 연장근로수당 등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다. 영세 사업장일수록 법률·노무 대응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제도 취지와 별개로 현장에선 채용 위축이나 외주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걱정한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지난 2월 노동부 주최 입법 토론회에서 “위임, 도급 등 민사계약을 일률적으로 근로계약으로 추정하는 것은 노무수령자에 대해 과도하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며, 계약자유의 원칙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며 “자율적인 업무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사업모델의 경쟁력 저하와 일자리 창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각계의 반대 속 정부·여당이 권리 밖 노동 보호 패키지 입법은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여권 내부에선 비교적 논란이 덜한 일하는사람기본법부터 먼저 처리하고 근로자추정제는 미루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정부가 두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추진해 온 만큼 분리 처리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화물연대의 다른 소식

화물연대
화물연대
4시간 전
발 없이 천리 가는 거짓말…대한민국은 가짜뉴스와 전쟁 중
화물연대
화물연대
11시간 전
'CU 사태' 원청 교섭 놓고 '팽팽'...파업 장기화 가능성
화물연대
화물연대
15시간 전
화물연대 "엄정 수사·책임자 처벌"…합의점까지 진통 예상
화물연대
화물연대
15시간 전
화물연대, CU진주물류센터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뉴시스Pic]
화물연대
화물연대
16시간 전
화물연대 진주서 총력투쟁 선포…전면 투쟁 가능성도
화물연대
화물연대
16시간 전
'조합원 사망' 화물연대 진주 집결…총력 투쟁 선포
화물연대
화물연대
16시간 전
‘CU 물류센터 사망’ 화물연대 진주 결집…유족 “함께 투쟁을”
화물연대
화물연대
18시간 전
집회현장을 찾은 사망노동자 가족
화물연대
화물연대
2026.04.17
“김밥·도시락 공급 차질”…화물연대, CU편의점 간편식 생산 공장 봉...
화물연대
화물연대
2026.04.17
"김밥·도시락 공급 차질"…화물연대, CU편의점 간편식 생산 공장 봉쇄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