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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조 스페이스X 공모 '카운트다운'…"우주 투자할까" 국내까지 들썩

2026.04.25 01:46

[위클리 리포트] 우주로 향하는 서학개미들… 뉴스페이스 시대 연 혁신 기업

역대 최대 IPO 규모 전망 주목… 미래에셋, 개인 청약 참여 검토

금융당국 “마케팅 자제” 경고… “일정 촉박해 추진 쉽지 않아”

올해만 국내 우주 ETF 4개 상장… 개인 투자자들 5324억 원 순매수





《‘스페이스X’ IPO에 들썩, 서학개미 “가자, 우주로”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6월 기업공개(IPO) 추진을 계기로 ‘서학개미’의 관심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민간 우주 산업인 ‘뉴스페이스’가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창민 씨(39)는 이달 들어 수시로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 관련 국내외 보도를 찾아본다. 이 씨는 “국내에서도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허용만 된다면 가능한 자금을 모아 신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시선이 우주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검색량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측정하는 ‘구글 트렌드’(최고치 100)에서 한국 내 미국 스페이스X에 대한 관심도는 이달 들어 90 이상을 나타냈다. 올해 1∼3월에는 30∼50 수준이었지만 돌연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구체적인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을 전한 뒤 관련 정보가 연이어 쏟아진 영향이 컸다.



● 스페이스X가 뭐길래… 서학개미도 ‘촉각’

서학개미들은 그동안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미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4년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10억9265만 달러·약 1조6201억 원)였다. 2025년엔 빅테크의 생성형 AI 경쟁 구도가 본격화하며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은 알파벳(구글·23억3204만 달러)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우주로 관심이 쏠린다. 스페이스X가 전 세계 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750억 달러(약 110조 원)를 주식시장에서 조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우주 기업과 관련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 이 씨는 “테슬라와 구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하며 수익을 냈는데, 우주 산업에서 독보적인 혁신 기업이 상장한다니 당연히 초기부터 투자에 나서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IPO를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상장 시장은 나스닥 거래소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의 전체 공모액이 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올해 6월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가 실제로 상장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IPO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294억 달러)다. 아람코는 사우디 증시 타다울에 상장했다. 미국 주식시장으로 한정하면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25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후 12년 만에 초대형 IPO가 나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스페이스X의 IPO가 현실 가능성이 막연하게 느껴졌던 우주 산업 투자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IPO는 우주 산업이 주류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스페이스X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보다 앞서 2002년 설립됐다. 2008년 세계 최초로 민간기업 주도 액체 추진 로켓 ‘팰컨 1’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2017년 로켓을 다시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성 통신 ‘스타링크’도 스페이스X 사업의 핵심 중 하나다.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참여해 경제적 이익을 내는 산업 흐름을 뜻하는 ‘뉴스페이스’도 스페이스X의 등장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하나증권의 추정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연 매출은 2019년 15억 달러(약 2조2200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달러(약 22조2000억 원)로 6년 새 10배로 뛰었다. 추정 매출액은 AI 기업 ‘xAI’ 합병 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공모주 청약 높은 열기에… 금융당국 이례적 경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크다. 이달 들어 온라인 주식 토론 게시판과 커뮤니티 등에는 ‘스페이스X 청약, 진짜 넣을 수 있는 것인가’ ‘청약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라는 문의성 게시글과 댓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스페이스X IPO에 참여하는 20여 개 글로벌 투자은행(IB)에 포함됐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약 50억 달러(약 7조4000억 원) 규모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확보할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 일부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페이스X와 xAI, X(옛 트위터) 등 머스크 CEO가 이끄는 기업 3곳에 총 61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한국 금융당국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허용할 것인지다. 미국 등 해외 공모주를 국내에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아 배정한 전례는 없다. 현행법상 국내 일반 투자자에게 직접 공모주를 배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려면 미국 기업인 스페이스X 역시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청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감원은 스페이스X의 상장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면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허용하기 위한 법률 검토, 증권신고서 접수, 심사와 효력 발생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공모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스페이스X를 앞세워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 여부 등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이 최종적으로 불발되면 미래에셋증권이 기관 투자가나 사모펀드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할 가능성도 있다.

● 우주 산업 투자 ETF도 연이어 상장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가능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 투자자들의 우주 산업 투자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주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현재 9개 종목으로 이 중에서 4개 종목은 올해 상장했다.

우주 ETF에는 기관보다 개인 투자 규모가 컸다. 올해 우주 산업 관련 ETF 4개 종목의 상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합산 순매수액은 5324억 원어치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 투자가는 5227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민간 기업 중심의 우주 산업 성장성에 주목하며 상대적으로 더 많은 매수세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 규모는 2024년 6130억 달러(약 907조1800억 원)에서 2040년은 1조 달러(약 1479조70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산업엔 단순히 발사체뿐만 아니라 위성 제작과 운용, 우주 데이터 인프라 및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미국 아르테미스 2호가 ‘아폴로 17호’(1972년 12월) 이후 53년 만에 달 근접 비행을 마치고 10일 무사 복귀에 성공한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우주 산업에 관한 관심을 높인 요인 중 하나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민간 우주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핵심 기업을 담은 ETF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부 서학개미는 스페이스X의 지분을 직접 보유한 ‘RONB’ 등 미국 현지 ETF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김모 씨(47)는 “최근 우주 관련 국내외 ETF에 매일 분할 투자하고 있다”며 “스페이스X IPO를 계기로 수익률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주 산업에 속한 주요 기업들은 아직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별 종목 투자뿐만 아니라 ETF 역시 다른 분야와 비교해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주 산업은 정책과 이벤트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있다”며 “장기 성장에서 핵심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산·분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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