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아닌 태도의 문제… '욕설 논란' 원태인, FA 앞두고 시험대 [이달의 스포츠 핫 피플]
2026.04.25 07:00
"개인 목표보다 다시 한번 만들어갈 삼성 왕조의 주역이 되고 싶습니다."
2018년 7월 신인 1차 지명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고교생 원태인(26)은 '프로에 가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개인보다 팀을 앞세우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로부터 약 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시즌 초 논란을 자초하며 팀 분위기까지 흔들고 있다. 19일 LG전에서 불거진 '욕설 논란'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온 것이다. 같은 팀 선배 강민호가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이 확산됐고, 원태인은 결국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직접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고졸 8년 차, 데뷔 초부터 탄탄대로를 걸으며 삼성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하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달의 스포츠 핫피플에서 그의 지난 궤적을 돌아봤다.
'야구 집안'서 자란 재능
원태인은 '야구 집안'에서 성장했다. 6세 때 '야구 신동'으로 출연한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중학생 형들 사이에서도 투타를 오가며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김상수(KT)가 시속 98㎞의 공을 던졌는데, 원태인이 53㎞짜리 공을 뿌려 눈길을 끌었다. 6살 어린이가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의 구속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이상윤 당시 삼성 투수코치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삼성은 이후 그를 꾸준히 주시했고, ‘2019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영입하며 " 이미 10년 전에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의 재능은 아버지 원민구 전 경복중 감독에게 물려받았다. 원 전 감독은 실업야구단 제일은행 내야수 출신으로, 1984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97~2018년 경복중 감독으로 재임하며 대구 지역 중학교 최장수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형 원태진 역시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현 SSG)의 지명을 받았으나 1년 만에 부상으로 은퇴한 뒤 경복고에서 아버지와 함께 코치로 활동했다.
원태인 또한 경복중 출신으로, 삼부자가 ‘감독·코치·선수’로 한 팀에 몸담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아버지의 지도는 엄격했다. 훈련과 일상에서 특혜는 없었고, 오히려 잘못했을 때 더 강한 질책이 뒤따랐다고 한다.
꾸준함으로 완성한 에이스의 길
프로 데뷔 첫해부터 선발 중책을 맡은 그는 2019년 26경기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2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2020년 6승(10패), 2021년에는 14승(7패)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첫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23년엔 7승(7패)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4년 15승 6패로 리그 다승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정점을 찍었다. 그의 활약 속에 삼성은 2024년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5년에도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며 에이스 역할을 이어갔다.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는 일주일 동안 4경기에 등판해 총 108구를 던지며 '혹사’ 논란이 불거졌지만, 오히려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중용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같은 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동갑내기 노시환(한화) 등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시작부터 논란으로 얼룩진 2026년
원태인은 2026시즌 종료 후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만큼 향후 공백 없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어, 비FA 다년계약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행보는 시작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개막을 앞두고 지인과 나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공개되며 이적설이 불거진 게 시작이었다. 해당 메시지에서 원태인은 "내년에 KIA 가야겠다"고 언급했고, 논란이 일자 "AI 조작"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FA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불거진 이적설이었지만, 구체적인 설명 없이 SNS를 통해 짧게 해명한 점은 팬들의 반발을 키웠다.
논란은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19일 LG전에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0-3으로 뒤진 4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2루수 땅볼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류지혁의 수비 선택을 두고 욕설을 하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후 팀 선배 강민호의 SNS 해명이 논란을 키웠다. 해당 발언이 류지혁이 아닌 LG 정수성 코치를 향한 것이었다는 내용이었다.
팀 간 갈등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원태인은 직접 취재진 앞에 서 해명에 나섰다. 그는 "부상 복귀 후 잘하고 싶은 마음,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는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다 보니 내가 너무 예민해져 있었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 다시 시험대에 선 원태인
원태인의 아버지는 아들이 선발 등판하는 날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승리를 기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프로에 입단한 이후 야구 기술에 대한 조언은 줄인 대신 인성의 중요성만큼은 늘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에서다. 원태인이 최근 욕설 논란을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도록 더 성숙한 선수, 또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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