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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대장동·위례, 대북송금, 김용 정치자금'…판사 23인의 판단은

2026.04.25 10:00

[김현지 기자 metaxy@sisajournal.com]

"김용, 대장동 일당에게서 받은 6억 일부 대선 경선자금 쓰여"
"쌍방울, 사업 확장 위함이라 해도 이화영 요청에 따라 방북비 보내" 


위헌·위법 논란에도 재판 중인 사건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조사가 그것이다. 조사 대상 7건 중 이재명 대통령과 직결되는 사건 3건(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뇌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문제는 세 사건 관련자들이 이미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문민정부 이후 전례 없이 입법·행정부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된 배경이다. 시사저널은 세 사건과 관련해 등장하는 인물들의 판결문 11건을 확보해 주요 쟁점별 법적 판단을 짚어봤다.   

4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자간담회에서 서영교 위원장이 대장동 사건 청문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 "검찰이 조작"…법원 "김용 증거, 신뢰 어려워"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대장동 일당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만 앞뒀다. 1·2심 재판부는 유동규·남욱·정민용·이아무개씨·류아무개씨 등의 진술과 이동 경로 등을 종합 판단해 김 전 부원장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된 6억원 중 일부는 2021년 이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경선 준비 등으로 쓰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진술을 전적으로 신뢰한 것도 아니다. 2013~14년 뇌물수수 등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하며,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분명치 않고 다른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법원은 반대로 김 전 부원장 측 증인·증거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 부장판사, 김선희·이인수 고법판사)는 "2012년 2~6월 (김 전 부원장이 제시한 구글의) 타임라인은 수정 또는 큰 오차가 발생하거나 피고인의 진술, 하이패스·법인카드 결제내역 등 객관적 정보로 구성할 수 있는 상황과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디지털 증거로서의 무결성과 정확성이 기본 단계부터 아예 인정되지 않고 그 작동 원리조차 전혀 공개되지 않는 구글 타임라인의 증명력은 매우 낮다"고 했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은 구속돼 2021년 5월3일자 동선이 어떤 근거로 작성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2023년 5월4일 보석 석방돼 5월7일 '조직단 회의'에 전달 사항을 공유하고 회의 안건을 지정했다"며 "또 새로 개설된 휴대폰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2023년 8월 이아무개씨의 위증 자백 대비 및 피고인 일정 관련 회의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2023노4029). 이씨는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에서 '2021년 5월3일 김 전 부원장과 만나 회의했다'고 위증한 인물이다. 이씨는 구글 달력 수정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법원의 휴대전화 제출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채무 변제를 위해 돈을 쓴 것'이라는 김 전 부원장 측 주장도 금융 자료 등을 토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1·2심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2013년 4월까지만 해도 남욱 변호사와 신뢰관계가 깊지 않아 김용·정진상 등 상납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정한 명목으로 1회성 혹은 단기간 금품수수가 이뤄진 게 아니라 10년 넘는 기간 동안 관련자들이 상호 교류하면서 대규모 개발사업 등에 관여해온 사정이 있다"고 했다(2022고합875).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남욱 변호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대장동, 민관 유착 부패행위"…성남시 유착 관계 인정

실제로 대장동 일당들은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사업에서 민관 유착 관계에 따른 부패행위는 주민의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병폐"라며 "특히 사업협약을 통해 최종 결정된 확정이익 방식은 국내 부동산 가격이 앙등(급격히 오름)하는 등 사업 이외 외부적 요인으로 택지분양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이익을 모두 민간업자들이 독식하는 구조"라고 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의 토지가 헐값에 수용됐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정이익만 배당한 사실 등을 지목했다(2021고합970). 

민주당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정영학 녹취록'은 증거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녹취록에 원본과 사본이 섞여 있다면서도, 속기사를 포함한 관련자 증언과 별도 조사 등을 거쳐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은 어떤 부분이 편집·조작됐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반면, 남욱 변호사가 번복한 진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남 변호사가 2022년 '유동규에게 2013년 7월 1억원을 스크린골프장에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가, 2024년엔 '녹취록과 기억이 혼합돼 부정확한 진술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당일 촬영된 영상, 관련 녹음파일, 정영학의 진술 등 객관적 증거들이 2022년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재판부는 별도 재판 중인 이재명 대통령 등의 혐의를 판단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간업자들이 공사 설립,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사실은 보고받아 알았을 것"이라면서도 "수용방식 결정 무렵까지 민간업자들로부터 직접 금품이나 접대를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양면적으로 서술했다. 2014년 6월 유동규·정진상·김용·김만배 4인의 '의형제 모임'에서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성남시 정책보좌관)이 대장동 사업 청탁을 인식했다는 취지의 녹음파일, 김만배 지분 중 절반 이상이 '이 시장 측 지분'이라는 사실이 민간업자들 사이에서 거론된 점 등은 인정했다.  

이와 달리, 민간업자들은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인 위례신도시 개발 사건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민간업자에게 넘어간 정보가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정보를 이용한 행위와 피고인들의 배당이익 취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2022고단4898).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이화영·김성태·방용철·안부수 등의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모두 7곳이다. 이 중 김성태 1심 재판부(재판장 신진우, 장선종·김지영)와 이화영·방용철의 1심 재판부가, 이화영·방용철 2심 재판부(재판장 문주형, 김민상·강영재)와 안부수의 2심 재판부가 각각 같다. 대북송금 사실을 직접 판단하지 않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사건을 제외한 재판부는 2019~20년 쌍방울이 북한 측에 800만 달러(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를 보낸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이화영·김성태·방용철 사건 재판부는 관련자들 진술, 상반되는 취지의 국가정보원 문건들, 북한 측에 대한 경기도 공문 등을 종합 고려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1심 재판부는 "남북 간 화해 평화의 기반 조성에 기여하고 쌍방울그룹의 사업 확장 목적이 있었다"면서도 "대부분의 범행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 또는 회유에 의해 실행된 것으로 보이고 김 전 회장이 실질적·종국적으로 이익을 얻었다고 볼 사정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매듭지었다(2023고합72). 이화영 전 부지사의 1·2심 재판부도 '대북제재 속에서 이 전 부지사 요청이 아니라면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했는데) 다시 위험을 감수하고 (쌍방울이) 3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2022고합733, 2024노620).  



"쌍방울, 이화영 요청에 위험 감수하고 대납" 

이종석 국정원장도 가세한 '리호남 필리핀 미입국설' 관련 대목도 있다. 리호남은 방북비 300만 달러 중 영수증이 없는 100만 달러를 2019~20년 필리핀(70만 달러)·중국(30만 달러)에서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1심 재판부는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100만 달러 중 70만 달러가 교부됐지만, 리호남이 이를 누구에게 교부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부도 대북송금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최종 종착지를 알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이 밖에 전주지법 형사7단독 김준희 판사는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이 해킹 관련자들에게 북한 리호남을 소개했다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리호남이 신분 보안을 위해 다수의 가명을 사용하고 10여 개의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사용했다"며 "방용철 등은 2018년 11월부터 쌍방울그룹 대북사업 관련 수차례 리호남을 만났다"고 했다(2025고단1091). 경기도 대북사업 관련 브로커 안 회장 사건 1심 재판부는 2018년 12월 김 전 회장이 중국에서 만난 북측 인사에게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 50억원을 대신 지원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 대통령이 앞서 지적한 '쌍방울이 주가를 띄우려 대북송금을 했다'는 내용은 재판부의 판단이 아니라 판결문에 담긴 검찰의 공소사실이다(2022고합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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