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미래적금과 ‘주식 한방’ ‘빚투’ 사이…코스피 6500 시대 2030의 선택은[경제뭔데]
2026.04.25 06:00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정부가 오는 6월 3년간 매달 일정액을 저축하면 2000만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미래적금’을 출시합니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자 청년들은 예·적금을 깨고 주식 시장으로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투자 경험이 부족한 탓에 수익은커녕 손실을 보거나, 빚을 내 투자하다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종잣돈이 적어 오히려 조급한 마음에 위험한 종목이나 상품에 손을 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 진입 초기일수록 고위험 자산에 섣불리 뛰어들기보다 차근차근 종잣돈을 불려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오늘 [경제뭔데]에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자산형성 트렌드를 짚어보겠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청년미래적금이 6월 출시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에서 34세까지의 청년입니다. 병역이행자는 병역 기간(최대 6년)을 연령 계산 시 차감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35세더라도 2년간 병역을 이행했다면 33세로 간주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모든 청년이 가입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가입 요건은 총급여 7500만원 이하(종합소득 6300만원 이하) 또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이면서, 가구 중위소득 200% 이하를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월 최대 5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이자소득세는 면제됩니다. 금리는 3년 고정금리로, 구체적인 수준은 추후 확정될 예정입니다.
정부 기여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총급여 3600만원 이하 중소기업 재직자 등은 납입금의 12%를 지원받는 우대형, 총급여 6000만원 이하(종합소득 4800만원 이하) 또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납입금의 6%를 지원받는 일반형이 적용됩니다. 총급여 6000만원 초과 7500만원 이하 구간은 기여금 없이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만 제공됩니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에 이은 세 번째 청년 자산형성 정책 상품입니다. 월 최대 70만원을 5년간 내야 했던 청년도약계좌에 비해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금리를 6%로 가정할 경우 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 시 만기 수령액이 일반형 약 2082만원(원금 1800만원·기여금 108만원·이자 174만원)입니다. 정부가 108만원을 더해주고, 원래대로라면 약 27만원 가량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 또한 면제해주는 겁니다.
12% 금리를 받는 우대형은 만기시 약 2197만원(원금 1800만원·기여금 216만원·이자 181만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청년의 관심은 더 이상 예·적금에 있지 않습니다. 청년미래적금이 가입 대상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청년 데이터 연구소 ‘열고닫기’가 올해 2월 청년 311명을 조사한 결과, 2~3년 전 가장 선호하는 자산으로 예·적금을 꼽은 비율은 54.0%였으나 현재는 20.9%로 크게 줄었습니다. 국내외 주식 선호도는 같은 기간 31.2%에서 65.3%까지 치솟았습니다. 응답자 43.7%는 ‘예·적금을 해지하거나 대출을 활용해 투자 자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배경에는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가 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 22일 64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24일 1200선을 돌파해 24년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주식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올해 1분기 각 증권사에 개설된 주식계좌 중에서는 20대 몫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종잣돈이 적다 보니 고수익, 이른바 ‘한방’을 노리기 위해 빚을 내거나, 변동성이 심한 상품에 손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투자자 종합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20대 연령층은 신용융자(증권사가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사용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17.8%였습니다. 이는 신용융자 미사용 투자자(-6.7%) 대비 2.7배에 달하는 손실률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소액 투자자는 단기적으로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손실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위험 상품으로의 쏠림도 두드러집니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해 11~12월 성인 2500명을 조사한 결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경험자 중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위험 ETF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42.1%였는데, 20대는 절반 이상인 52.7%가 고위험 ETF 투자 경험이 있어 다른 연령대 대비 공격적 성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다만 고위험 ETF로 수익을 본 비율은 58.8%로, 일반 ETF(79.9%)보다 21.1%포인트 낮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사회생활 초반부터 과도한 위험에 자산을 노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는 경우 주가 하락 시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느리더라도 차근차근히, 미래를 위해 안전하게 목돈을 모으는 것을 추천하곤 합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기 월급의 최대 25%를 지수 추종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라며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미래적금 우대형의 경우 약 17% 수준의 적금에 가입하는 효과”라며 “가입하는 사람의 안전 선호도에 따라서 투자 방향이나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자본시장 수익률과 비교해도 안전자산이 이만큼을 주기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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