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
평택을 출마 두 대표의 민심 잡기...넙죽 절한 조국·밑바닥 훑는 김재연
2026.04.25 10:51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오성면 창내4리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
| ⓒ 영상캡처 |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팽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유성호 |
"절부터 받으시죠 어머니!"
"일거리 있으면 언제든 주세요!"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두 '대표'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23일 평택 오성면을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로당을 돌며 어르신들을 만났고, 팽성시장을 찾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장터를 돌며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두 후보 모두 "평택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며 선거운동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번 선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평택을에 도전장을 낸 두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저마다의 경쟁력을 내세웠다. 조국 대표는 자신의 "국정운영 능력"을 꼽았고, 김재연 대표는 "서민들의 마음을 잘 아는 후보"로서 생활밀착형 정치를 강조했다. 최종 선거 승리의 변수가 될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다. 민주당은 현재 후보 단일화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며 평택을에 자체 후보를 전략공천할 계획이다.
평택을은 이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이번 6·3 지방선거와 함께 재선거를 치르는 지역구다. 현재까지 조국 대표, 김재연 대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 진보·보수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다자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에선 인천 계양을(김남준)·연수갑(송영길) 전략공천이 이뤄진 것과 달리 평택을은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고, 국민의힘에선 유의동·이재영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평택을 지역구는 팽성읍, 안중읍, 포승읍, 청북읍, 고덕면, 오성면, 현덕면, 고덕동으로 이뤄져 있다.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성상 도시와 농촌으로 구분돼 있다. 안중읍과 청북읍은 서평택 중심지로 인구가 많고 학교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있고 고덕동은 '고덕 국제신도시'로 불리는 개발지구가 있어 진보 지지세가 강하다. 미군기지가 있는 팽성읍은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관련 기사: "대선 후보감이 왜 여기에?" "당선 확률 엄청 높죠"...평택을 민심이 본 조국 출마 https://omn.kr/2hswj).
<오마이뉴스>는 지난 23일 오후 평택을 선거 출마를 놓고 충돌했던 조국 대표와 김재연 대표의 선거운동 일정을 동행 취재했다.
[평택 오성면·안중읍] '차기 대통령감' 평가에 조국의 반응은
| ▲ 어르신들께 큰절 올린 조국 "국정운영 경험으로 평택 발전시키겠다" ⓒ 유성호 |
"나중에 대통령 나오시오!"
이날 오후 3시경 조 대표가 찾은 평택 오성면 창내4리 경로당에선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덕담이 이어졌다. 한 어르신이 조 대표에게 "테레비(TV) 보면서 저 양반(조국) 대통령 나와야겠다고 (했어)"라고 말하자 조 대표는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어르신들은 "평택에 나온다며", "테레비보다 날씬하네"라며 조 대표를 한눈에 알아봤다. 조 대표는 "평택에 경로당이 많이 부족하더라"라며 "시설 개보수와 경로당 증설에 힘을 써보겠다"라고 약속했다.
조국혁신당 기호 '3번'이 적힌 흰색 선거운동복을 입은 조 대표는 이날 경로당에 둘러앉아 있던 어르신들에게 "절부터 받으시죠"라며 넙죽 절을 올렸다. 한 혁신당 관계자가 "박수 한번 보내주십시오"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조 대표는 "조국입니다. 평택에 새로 왔고요, 집은 안중에 있습니다"라며 "아내랑 가족들이 다 왔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평택 신입이지만 평택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효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지난 21일 평택 안중읍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배우자 정경심 교수와 함께 안중에 전입신고를 했다. 앞서 14일 평택을 재선거 출마에 나선 뒤로 조 대표는 평택을 지역구에 있는 시장을 찾거나 복지관과 경로당을 방문하며 주민들을 만나는 등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로당에서 한 어르신은 손가락으로 숫자 '3'을 만들어 보이며 조 대표와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조 대표가 자리를 뜬 뒤 어르신들에게 다시 물어보니 조 대표에 대해 "시원스럽고 이미지가 좋다", "3번(혁신당)을 줄 거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아직 경로당에 온 후보가 한 명도 없는데 조 대표가 처음 왔다"라거나 "똑똑하고 괜찮은 양반"이라는 평가도 들려왔다.
앞서 조 대표가 다녀간 창내1리 경로당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조 대표에 대해 "총각같이 젊고 똘똘하게 생겼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조 대표 지지 여부를 물었을 땐 "그건 내 마음이지"라며 말을 아끼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오거리에서 '평택을 큰 일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
| ⓒ 유성호 |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오거리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던 중 한 학생의 기념사진 요청에 응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 유성호 |
조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경부터 평택 안중오거리에 서서 '평택을 큰 일꾼'이라고 쓰인 피켓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길거리 퇴근길 인사에 나섰다. 오거리 코너마다 자유와혁신 선거운동원들도 흰색 선거운동복을 입고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조 대표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이리저리 고개를 숙였다. 차 안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파이팅!"이라고 호응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안중오거리엔 이번 평택을 재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선거사무소가 모여 있었다. 건물 벽면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이병배 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이곳 인근 건물에 차려진 조 대표의 선거사무소는 현재 개소식을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평택에서 승부를 걸어보려고 왔다"라며 "(평택 시민들을 만나 보니) 제가 와서 평택 정치가 재미있어졌다고 좋아하신다. 보수적인 지역인데도 평택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냐고 제게 물어보시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목표는 "다자 구도를 전제로 3표 차로 이기는 것"이라며 "반드시 이길 건데 아슬아슬하게 이길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자신의 경쟁력을 "국정운영 경험"이라고 꼽았다. 그는 "(법무부) 장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당대표, 국회의원 등을 하면서 쌓은 국정운영 능력과 경험이 평택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건전한 경쟁을 하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지지 후보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팽성읍 팽성시장] "잘 되면 좋겠는데..." 김재연 향한 민심은
| ▲ 팽성시장 찾은 김재연 "서민 마음 아는 생활밀착형 정치하겠다" ⓒ 유성호 |
"김재연이 팽성 바닥을 휩쓸고 있네!"
같은 날 오후 4시경 팽성읍 팽성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이 말을 걸어오자 김재연 대표는 "진보당이 많이 보이죠"라며 "국회의원 출마했어요. 묵혀둔 숙제가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주세요"라고 화답했다. 인근에 미군기지가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팽성시장을 이날 김 대표는 구석구석 훑으며 밑바닥 민심을 다졌다. 야채·과일·생선 등을 파는 상인이나 시민들과도 친숙하게 인사를 나누며 "평택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3월 11일 조국 대표보다 먼저 평택을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 대표는 이날 팽성시장을 돌며 "인사 한번 드리겠습니다", "평택이 뜨겁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 사이에선 "처음 본다"라며 생소해 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서민 마음을 잘 안다"라거나 "똑똑한 후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진보당 특유의 생활밀착형 행보 때문인지 '김재연은 일하는 후보'라는 인식도 엿보였다. 팽성시장 인근에서 6년째 피자집을 운영 중인 이아무개(30·남)씨는 김 대표가 팽성시장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김 대표를 찾아와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 이씨는 "최근 여러 정당에 자영업자 관련 정책을 제안했는데, 진보당에서만 정책 토론을 제안해 오는 등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고 있다"라며 "가장 일하려는 후보라고 생각해서 왔다"라고 말했다.
팽성읍에 15년간 살며 금은방을 운영 중인 하아무개(50·여)씨도 활짝 웃으며 김 후보를 맞았다. 하씨는 "김 대표에게 일전에 미군 부대 인근 노후주택 문제를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더라"라며 "다른 정당에서도 이야기는 들어줬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건 처음이었다. 지역에 필요한 일을 해주는, 꼭 필요한 당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조국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평택시를 '평택군'으로 잘못 적은 일을 언급하며 김 대표에게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하는 시민도 있었다. 자신을 평택 토박이라고 밝힌 김아무개(60·남)씨는 김 대표에게 "여기 주소는 아세요? 조국 대표가 개망신당했잖아. 실수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거야"라며 "평택에 대해 공부를 하셔야 해요"라고 말하자, 김 대표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민들 마음을 잘 아는 후보가 되겠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의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이아무개(60대·남성)씨는 김 대표에 대해 "딱 보면 열심히 할 것 같다고 느껴지는데 진보당 자체가 인지도가 떨어지다 보니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임아무개(50·여)씨도 "조국 대표도 출마하니 힘들 것 같다"라며 "잘됐으면 좋겠는데, 열심히 하니까 밀어주면 좋겠는데 마음이 안 좋다"라고 동조했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김아무개씨는 "(평택을에) 뜬금없이 내려와서 국회의원 시켜달라고 하면 아무도 안 시켜준다"라며 "다음에 또 출마할 각오로 열심히 하셔야 한다. 평택은 묘한 곳이다. 죽자 살자 대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면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팽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유성호 |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팽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유성호 |
이날 팽성시장에서 선거운동을 마친 김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서민의 마음을 제일 잘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시민들이 '진정성 있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30년 넘게 묵은 과제로 힘드셨던 시간에 비해 석 달 선거운동은 아주 짧은 시간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듣고 지금까지 여기서 정치하던 분들은 이 정도 고생도 안 했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냥 정책 공약서 한 장 내는 건 다른 후보들에게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공약 한 줄 한 줄에 담긴 시민들의 정서와 마음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께서 저희가 '생활밀착형 정치'를 한다고 표현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후보 단일화 신경전] 조국 "성급한 얘기"... 김재연 "최대한 설득"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오거리에서 '평택을 큰 일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
| ⓒ 유성호 |
| ▲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팽성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
| ⓒ 유성호 |
이날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표밭 갈이'에 나선 조국 대표와 김재연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두고는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성급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저든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유권자들이 (표를) 3분의 1씩 나눠주지 않는다"라며 "6월 3일 시점에 단일화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의 후보들이 담합하듯 (단일화를) 하는 방식은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뤄지기도 어렵고 이뤄졌다 하더라도 승리하기 힘들다"라며 "성급하게 단일화를 말하는 건 결과를 좋게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앞서 자신에게 출마 철회를 요구한 김재연 대표를 향해서도 "민주당에서 후보를 공천하면 제가 며칠 빨리 (출마 선언을) 했다고 (민주당에) 철회하라고 할 수 있나"라며 "김재연 후보가 (평택을에) 오신 지 저보다 두 달밖에 안 된다. 토박이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반해 김 대표는 민주당까지 포함한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김 대표는 개혁진보5당(민주당·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선거연대를 제안하며 오는 30일까지 공식 대화기구 구성을 촉구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서도 "최대한 설득을 해보려고 한다"라며 "민주당의 경우 재보궐선거 관련 공천을 발표한다고 하니, 그 발표를 놓고 책임 있는 분들이 논의를 시작하는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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