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준 1주택자 양도세 2배 뛸 수도…‘세입자 밀어내기’ 현실화하나
2026.04.24 17:25
보유·거주기간 최대 40% 반영서
보유 비중 줄이고 거주 비중 확대
10년 보유·3년 거주자 기준으로
공제율 반토막…稅부담 크게 늘어
당장 10년 미만 거주 1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팔 때 양도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과 고현식 세무사 등에게 의뢰해 분석해본 결과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를 10년 전 10억 원에 취득해 3년 실거주 한 뒤 25억 7000만 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는 공제율 52%가 적용돼 1억 4000만 원대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보유 기간에 따른 감면 비중을 0%로 줄이고 실거주 감면 혜택 비중을 최대 80%(연 8%)로 높이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면 총공제율이 24%로 줄면서 세 부담은 2억 5000만 원대로 뛴다. 각종 비용 등은 뺀 단순 계산으로 보면 1억 1000만 원가량 세금 부담이 증가하는 셈이다. 극단적으로 보유 기간에 따른 세 감면 혜택을 완전히 없애고 실거주 기간에 따른 감면 혜택만 현재와 같이 최대 40%로 유지할 경우 총공제율 12%로 양도세는 3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한다.
고 세무사는 “앞으로 거주 기간에 따른 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라 하더라도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 보유자는 매도 전 추가 거주를 할지, 개편 전에 처분할지 판단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거주 중심 과세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감소와 매물 잠김 등 파급효과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실거주 기간이 중요해지는 구조가 되면 전세를 줬던 집주인들이 다시 입주를 선택하는 등 결과적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매물 감소로 시장 거래가 마비되고 전세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도 개편에 앞서 비거주 주택에 대한 기준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장특공제 개편 시 여러 이유로 집을 산 후 거주하지 못하고 전세를 준 1주택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며 “보유 공제를 줄이더라도 거주 공제를 확대해 현행 공제 수준은 유지해야 정책 수용성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잇따른 세제 관련 발언이 취지와는 달리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국무회의 등을 통해 장특공제에 대한 손질을 몇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통령은 국민과의 의사소통으로 생각하겠지만 세제 담당 공무원들은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춰 장특공제를 개편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방향성에 맞춰 세법을 개정하면 필연적으로 사각지대가 생기고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장특공제에 대한 당국의 정교한 정책 설계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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