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짐싸는 혼다, 印·美 집중…EV 손실에 글로벌 재편 가속 [여車저車]
2026.04.25 07:01
5조원 적자 전망…69년 만에 첫 연간 적자
EV 구조조정 비용 최대 23조원
전략 전면 재검토…저수익 시장 정리
인도 2조 투자 검토
북미 EV 축소·하이브리드 확대
중국 판매 60% 급감
EV 구조조정 비용 최대 23조원
전략 전면 재검토…저수익 시장 정리
인도 2조 투자 검토
북미 EV 축소·하이브리드 확대
중국 판매 60% 급감
| 2020년 4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소재 혼다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라인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글로벌 판매량 6위의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단순한 판매 부진이 아닌 본사 차원의 구조적 위기가 글로벌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기차 전략 실패로 촉발된 대규모 손실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2026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최대 5700억엔(5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영업이익 5500억엔을 예상했던 것에서 급격히 방향이 바뀐 것으로, 1957년 상장 이후 69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혼다는 작년 11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전기차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적자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혼다는 북미 생산을 목표로 했던 전기차 모델 개발을 중단하면서 8200억~1조1200억엔의 추가 비용과 1100억~1500억엔의 투자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로, 관련 구조조정 비용은 장기적으로 최대 2조5000억엔(약 2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사업 철수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시장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경영 자원을 보다 중점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2026년형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1951대를 판매해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0.6%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도 211대 밖에 팔지 못했다. 전기차 라인업도 부재하고,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도 토요타에 밀리는 등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신차 투입과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지만, 본사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혼다는 미국 오하이오주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탓에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한 환율 여파로 한국 사업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혼다는 인도를 새로운 중점 타깃 시장으로 설정하고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인도도 주요 타깃 시장이다. 혼다는 라자스탄주 타푸카라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일부 물량의 50~70%를 일본 등 주요 시장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200억루피(약 2조원) 수준의 투자도 검토되고 있다.
| 소니·혼다 합작 전기차 ‘아필라(Afeela)’가 2023년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 쇼에 전시된 모습. [로이터] |
제품 전략도 공격적이다. 혼다는 2026~2027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0 알파’를 준비 중이며, 2030년까지 SUV와 전동화 모델을 포함해 총 10종 이상의 신차를 인도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도 전략 재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혼다는 글로벌 판매의 약 47%를 북미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수익성 회복의 핵심 축으로 미국을 재설정하고 있다. 카이하라 노리야 혼다 부사장은 “기존 전기차 중심의 자원 배분 방식을 재검토하고, 2020년대 후반까지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을 최대한 빠르게 출시해 단기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
다만 글로벌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에서는 혼다 판매량이 5년 전 대비 60% 가까이 감소하며 입지가 크게 약화됐고, 동남아 시장에서도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업체들의 전동화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위기는 혼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닛산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며 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완성차 7개사가 장기적으로 통합 또는 대규모 재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일본 자동차 산업 자체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언급하며 산업 전반의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빈센트 선 모닝스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혼다는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 특성상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며 “관세 부담, 중국 판매 감소, 전기차 경쟁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코엑스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