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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37] 신발까지 하얗게, '베녜'의 마법

2026.04.24 23:39

뉴올리언스의 ‘카페 뒤 몽드(Café du Monde)’ 외관. 1862년 문을 열어 문화재로 지정되어있으며, 녹색과 흰색 줄의 채양이 외관의 특징이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뉴올리언스 시내에 1862년에 문을 연 ‘카페 뒤 몽드(Café du Monde)’가 있다. 164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카페는 녹색과 흰색 줄무늬 차양이 특색이며, 미국 전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붐비는 명소 중 하나다.

커피 메뉴는 여럿이지만 꼭 맛봐야 할 것은 단 하나, 베녜(Beignet)다. 구멍이 없는 사각형의 프랑스식 도넛. 18세기 캐나다에 살던 프랑스인들이 남쪽으로 이주하면서 소개했다고 한다. 잠발라야, 포보이, 거북이 수프와 함께 지역의 대표음식이라 방문객에게도 인기다. “뉴올리언스에서 경찰서에 긴급전화를 했는데 출동이 늦어진다면 틀림없이 베녜를 먹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 베녜 위에 수북이 뿌려진 파우더 슈가를 보고 프랑스인들은 “눈 덮인 알프스 못지않게 흥분시키는 풍경”이라며 감탄한다. 카페 근처에는 늘 이 하얀 가루가 미시시피 강바람에 날리고 있다.

카페 뒤 몽드(Café du Monde)의 직원들. 개인사업자와 같이 안내와 주문, 서빙, 계산까지 모두 테이블 담당 직원 한명의 몫이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1970년대 베트남전 이후 많은 베트남 이민자가 뉴올리언스에 정착했다. 같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역사적 배경 때문에 비교적 친숙함을 느꼈고, 이후 중국과 필리핀 출신 이민자들도 합류했다. 카페 뒤 몽드 직원들은 보통 미국 레스토랑들과 조금 다른 시스템으로 일한다. 직원 각자가 개인 사업자처럼 담당 테이블의 안내와 주문, 서빙, 계산을 맡는다. 주문을 받으면 자신의 돈으로 음료와 베녜를 가게에서 도매가로 산 뒤 손님에게 소매가로 제공한다. 그 차액과 팁이 수입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수시로 의자에 앉아 쉬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만큼 일하고 수입을 챙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팁과 직원 서비스가 늘 숙제인 미국 레스토랑 시스템에서 참신한 운영 방식이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신발은 예외 없이 파우더 슈가로 하얗게 덮여 있다. “행복은 파우더 슈가가 뿌려진 베녜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공간이다.

‘카페 뒤 몽드(Café du Monde)’의 베녜(Beignet). 가운데 구멍이 없는 사각형의 프랑스식 도넛으로 프랑스인들은 “눈 덮인 알프스 못지않게 나를 흥분시키는 풍경이다”라고 표현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카페 뒤 몽드(Café du Monde)’의 베녜(Beignet). 가운데 구멍이 없는 사각형의 프랑스식 도넛으로 프랑스인들은 “눈 덮인 알프스 못지않게 나를 흥분시키는 풍경이다”라고 표현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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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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