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미-유럽 불화에 나토 균열 본격화 조짐
2026.04.24 20:44
나토 “제명·자격정지 규정 없다” 반박
스페인 총리 “미국 공식 입장에만 대응”
동맹 결속력 약화되는 ‘내부 다층화’ 우려
이란 전쟁을 두고 빚어진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의 불화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균열로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군사지원을 거부하는데 앞장 선 스페인을 나토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가 나오자, 나토 쪽에서는 즉각 회원국을 제명하거나 자격을 정지하는 규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국방부는 대이란 군사 작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을 비롯한 일부 나토 동맹국들이 기지 사용 및 영공 통과 권한(ABO, 접근·주둔·항행)을 부여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나토 동맹에서 배제하는 선택지를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국방부 내부 이메일에서는 스페인의 나토 자격 정지, 영국의 포클랜드섬 영유권에 대한 미국 입장 재검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당국자는 해당 이메일에서 스페인이나 영국처럼 “까다로운” 국가들을 나토 내 중요하거나 핵심적인 직위에서 배제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 관계자는 국방부 내부에서 거론된 이번 선택지가 이른바 접근·주둔·항행(ABO) 권한이 “나토의 절대적 근간”이라는 점을 근거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지난달 미군 공동기지 사용을 불허하고 미 군용기의 스페인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한 바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를 비판하며 군사 지원을 하지 않았다.
2월 말 전쟁을 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서 유럽 동맹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나토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나토 탈퇴 방안은 이번 보도의 바탕이 된 이메일에는 직접 언급되진 않았다고 미 당국자는 설명했다. 유럽 내 미군 철수 방안이 선택지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도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보도에 대해 나토 관계자는 24일 비비시에 “창설 조약에는 회원국의 자격 정지나 제명을 규정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토 조약은 자발적 탈퇴는 허용하지만, 강제적인 배제 장치는 두고 있지 않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메일을 기반으로 일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공식 문서와, 이번 경우에는 미국 정부가 취한 공식 입장에 따라 일한다”고 관련 보도를 일축했다.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라도 스페인 등 미국에 비협조적인 나토 동맹국들을 나토에서 배제하겠다고 검토하면서 나토의 내부 균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토는 규정상 회원국을 제명할 수 없지만, 나토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미국이 군사·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해 특정 국가를 사실상 배제하거나 차등 대우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동맹이 형식적으로는 유지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결속력이 약화되는 ‘내부 다층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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