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복심' 띄우려다 선거판 흔드나…민주당 덮친 '김용 딜레마'
2026.04.24 11:00
"조작 기소 피해자" 외치는 김용…친명계서도 공천 갑론을박
측근 챙기려다 외연 확장 놓칠까…'계산기' 두드리는 정청래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을 끝낸 뒤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경선조차 시작하지 못한 국민의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순항하는 흐름이지만, 최대 15곳까지 열릴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지도부의 고심을 키우는 모양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4월23일 인천 지역에 중량급 인사를 배치하면서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연수갑에는 송영길 전 대표를, 계양을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을 각각 배치하며 상징성과 무게감을 동시에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하남·안산갑 및 평택을은 하마평만 무성한 상태다.
남은 최대 관심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천 여부다. 과거 이 대통령이 김 전 부원장을 두고 "제 분신과 같은 사람"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할 정도로 양측은 두터운 신뢰 관계다. 하지만 그는 대장동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고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났고,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로선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할 경우 민심 이반과 선거 전반에 미칠 역풍을 가늠하기 어려운 셈이다. 반대로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친명계와 지지층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용 공천 찬반 격돌…계파 갈등 불씨?
재보선 공천에는 정청래 대표의 의중이 더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재보선 공천의 기본 원칙은 '전 지역 전략공천'이어서다. 구체적으론 ①외부 인재 영입 ②내부 인재 발탁 ③당의 신망 있고 명망 있는 인사 재배치가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개별 선거구의 이해보다 전체 선거 승리와 선당후사 정신을 우선시한다는 게 정 대표의 구상이다.
김 전 부원장의 요구는 이에 부합할까. 그가 공천을 요구하는 핵심 논리는 검찰의 조작 기소다. 그는 4월21일 MBC라디오에서 대법 판결을 앞둔 후보자를 공천한 전례가 없다는 의견에 대해 "일반적으로 다른 사건들은 판결이 안 났기 때문에 여기다가 비추는 건 맞지 않다"면서 "그래서 당에서 국정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고, 저는 출마해서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공천 가능성에 대해선 "100% 장담은 못 한다"면서도 "사건이 다 드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받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지도부 기류는 신중론 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지도부의 지원 유세에서 포착된 장면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월19일 정 대표와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가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 성남 모란시장을 찾았는데, 김 전 부원장은 사전 계획 없이 등장해 유세에 함께했다. 이에 양측의 어색한 동행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일부 지지자가 "정청래는 김용을 공천하라"고 외쳤지만 정 대표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으면서, 그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이 출마를 노리는 경기 안산갑에는 전해철 전 의원과 김남국 대변인이, 하남갑에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략공천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인물 경쟁력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뒤지지 않는 만큼 당내 반응은 친명계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친명계 최대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김 전 부원장 출마의 본질은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사건에 대한 평가와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 있다"며 "정치검찰 견강부회의 피해자인 그의 정치적 복귀는 검찰 개혁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며 공천을 공개 요구했다. 반면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당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후보자를 과거 공천했던 예가 없다"며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맞춰서 가야 된다"고 했다.
이 같은 당내 기류를 종합하면, 지도부 고민은 결국 김 전 부원장의 명예회복을 통해 개혁의 상징성을 세울 것인지, 아니면 전체 선거 승리를 우선할 것인지 사이에서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취재에 따르면, 복수의 민주당 의원은 후자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 특히 수도권 민심은 이번 선거판을 바꿀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한 요소"라며 "공천이 개인을 위한 것인지 당을 위한 것인지 국민은 금방 알아본다"고 했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당내 분위기가 대체로 신중론으로 기울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4월22일 CBS라디오에서 "(당내에) 대체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지 않으냐는 의견이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이)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피해자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국민 눈높이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며 "개별 선거구의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인사에 대한 공천이 다른 선거에 영향을 나쁘게 미친다면 선택할 수 없는 카드"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진보진영을 따라다녀온 이른바 '도덕성 프레임'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징역 2년형이 확정돼 피선거권을 잃었다가 이후 사면·복권됐다. 안산갑 출마 의사를 밝힌 김남국 대변인은 과거 코인 투자 논란으로 탈당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중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져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여기에 김 전 부원장 역시 공천을 받아 당선되더라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결국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 눈높이" vs "국민의 심판 받고 싶다"
특히 이런 프레임이 고질적으로 2030 세대와 무당층의 비토 정서를 자극해온 배경이라는 점에서 외연 확장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 중후반을 오가며 고공행진하고 있고, 민주당 역시 그 흐름을 타고 국민의힘과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부 출범 이후 20대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이는 흐름이다. 한국갤럽의 3월 통합 조사에서도 20대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4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부정 평가는 30%로 가장 높았다. 민주당 지지도 역시 30%에 그쳤고, 무당층 비율은 46%로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김 전 부원장이 출마하더라도 안산·하남갑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더 민감한 대목은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이 이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환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150쪽 분량의 김 전 부원장 2심 판결문에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의 이름이 131회, 경선자금이라는 단어는 29회 등장한다. 김 전 부원장 공천을 둘러싼 공방이 대장동 사건은 물론, 성남시장 시절 이 대통령 주변 핵심 측근들을 둘러싼 오래된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김용남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