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2배 늘린 쿠팡 “경제 협력 목적” 해명에도 ‘안보 리스크’ 논란 확산
2026.04.24 15:56
최근 미국의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이 쿠팡 등 한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쿠팡의 대미 로비가 한국의 대미 관계와 안보 협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자사의 대미 로비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협력과 유대 등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은 최근 대한민국의 ‘안보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야에서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취급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앞서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Inc) 의장에 대한 출국금지·체포·구속 등 사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한미 정상 회담에서 합의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재처리 등 안보 현안에 대한 고위급 협의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또 지난 22일(현지시각)에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인 공화당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규제 조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서한에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민감도가 낮은 정보 유출 사건을 구실로 쿠팡에 범정부적 공격을 가했다”고 쿠팡을 적극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논란의 배경으로는 쿠팡을 100% 지배하는 모회사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아이엔씨(Inc)의 대미 로비활동이 꼽힌다. 미 의회 공시 자료를 보면, 쿠팡의 대미 로비 지출은 올해 1분기 들어 크게 늘었다. 쿠팡은 복수의 로비 회사를 통해 총 178만5천달러(약 26억원)를 지출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89만5천달러)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로비의 논리도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는 “수출 촉진 관련 현안” 수준이었지만, 1분기에는 “미국과 한국·대만·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 동맹국 간 경제·통상 유대 강화”를 로비 현안으로 적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관세와 대미 투자를 패키지로 묶어 지난 1년여 동안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온 점을 고려하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제재당국의 각종 조사·규제 등을 통상 현안으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실제 쿠팡의 이같은 로비 활동이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안보 전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동행한 위성락 실장은 23일(현지시각) 하노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쿠팡은 기업의 문제인데 이 문제가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정부는 그런 방향의 연결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쿠팡의 문제는 법적 절차대로 진행하고 안보 협상은 협상대로 진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쿠팡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쿠팡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 로비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한미 외교·안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입장문에서 “쿠팡의 로비 활동은 한국, 대만, 일본 등 투자 및 무역 확대, 한국인 전문직 확대 등 양국 간 경제적 협력에 관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에 안보 관련 사안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쿠팡은 한미를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투자 및 고용 창출, 국가 간 커머스 확대 위한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이날 낸 자료에서 로비에 쓰인 재원 역시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라고 강조했다. “1분기 로비 지출은 109만달러(약 16억원) 수준”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의 로비 지출액은 쿠팡보다 3~4배 높고,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쿠팡의 로비 지출액이 낮다”는 것이다. 다만 쿠팡이 공개한 수치는 외부 로비업체 수임료를 제외한, 직접 로비 목적 지출액만을 추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되지 않은 외부 로비업체 수임료를 포함하면 로비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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