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급 외부 수혈' 기조 이어온 카카오, 성과와 비전은 [C스토리]
2026.04.24 11:09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는 최근 3년간 주요 리더 자리를 외부 인사로 채우는 기조를 이어왔다. 브랜드·재무·제품·기술·대관까지 회사의 핵심 축마다 외부 전문가를 전진 배치하며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내부 승진보다 외부 수혈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즉시 보강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는 송재하 전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서영훈 전 청와대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을 각각 최고기술책임자와 GR 조직 성과리더로 영입했다.
앞서 카카오는 2024년 이나리 전 컬리 부사장과 신종환 전 CJ 재무전략실 실장을 각각 브랜드와 재무 라인에 앉힌 데 이어 지난해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를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영입하는 등 리더급 인사를 외부에서 수혈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연도별로 보면 카카오가 그 시점에 가장 절실했던 과제를 풀 수 있는 외부 인재를 골라 배치해온 흐름이 뚜렷하다.
◆브랜드·재무부터 손댄 카카오…'정비형 인사'에 방점
이 흐름의 출발점은 2024년 CA협의체 출범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2024년 2월 그룹 브랜드 및 메시지 전략 강화를 위해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를 신설하고 이나리 전 컬리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는 단순한 홍보 임원 충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흩어진 메시지와 브랜드 방향을 그룹 차원에서 정리하려는 성격이 강한 인사로 읽힌다. 이후 이 위원장은 올해 그룹 CA협의체 개편 과정에서 PR담당 역할을 맡게 됐다.
실제로 해당 시기 카카오가 실제로 추진한 대표 작업 중 하나가 그룹 통합 상생 슬로건 '더 가깝게, 카카오' 런칭이었다. 카카오는 2024년 9월 해당 슬로건을 공식 발표하며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상생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에서 묶고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카카오는 '더 가깝게, 카카오' 캠페인 홈페이지를 열고, 시니어·소상공인·창작자 등으로 흩어져 있던 상생 프로그램을 한곳에 모았다. 카카오에 따르면, 해당 슬로건 아래 진행된 '프로젝트 단골'은 2024년 말까지 전국 212개 전통시장과 15개 지역 상권, 2800여명의 상인에게 디지털 교육과 마케팅을 지원했다. 또한 2800개 톡채널 신규 개설과 73만명의 단골 고객 유입 성과를 냈다.
당시 이 위원장 체제의 성과는 추상적인 브랜딩 강화가 아니라 카카오 그룹의 흩어진 상생·ESG·대외 메시지를 실제 사업과 연결된 하나의 브랜드 프레임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올해 1월 그룹 CA협의체 개편 뒤 이 위원장이 PR담당을 맡게 된 것도 이런 성과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CA협의체를 3개 실·4개 담당 체제로 슬림화하면서 PR 기능을 별도 담당 축으로 뒀다. 이는 이 담당의 역할이 단순 브랜드 캠페인을 넘어 그룹 전체 PR 조율 쪽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담당과 같은 해 카카오에 둥지를 튼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J 재무전략실 실장(경영리더)을 역임한 '재무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카카오는 신 CFO를 합류 1년 만인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올해 1월 CA협의체 개편 때는 그룹재무전략실장을 겸임하게 했다. 이런 인사 구조는 카카오가 신 CFO를 그룹 재무 전략과 효율화의 중심축으로 기용했다는 방증이다.
성과도 숫자로 드러났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8조991억원과 영업이익 732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플랫폼 부문 성장과 함께 비용 효율화가 최대 실적을 거둔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해당 성과를 신 CFO 개인의 공으로 돌리는 것보단 현 체제에서 그가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그룹의 재무 운영 정비를 강화했는 지에 대해 방점이 찍힌다.
◆프로젝트 빅뱅 후폭풍…"기술·대관, 아직 지켜볼 이유"
이 담당과 신 CFO에 비해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를 CPO로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홍 CPO 영입은 카카오의 외부 수혈 전략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카드로 평가받았다.
홍 CPO 합류로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기술·광고·커머스·디자인 등 핵심 사업 역량을 CPO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과 사업 구조를 다시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해 9월 '이프 카카오 25'에서 홍 CPO가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방향을 직접 설명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홍 CPO 영입은 외부 수혈의 명암도 함께 드러냈다. 토스뱅크에서 검증된 성장 경험을 카카오 핵심 플랫폼에 이식하려는 시도는 강한 자극이 됐지만 성과가 곧바로 이용자 지지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용자 반응이 민감한 초대형 생활 플랫폼 카카오톡에서는 혁신의 속도만큼이나 기존 사용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외부 영입이 조직에 긴장감과 변화를 줄 수는 있어도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에서는 카카오 고유의 플랫폼 문법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뜻이다.
올해 영입된 송재하 CTO와 서영훈 GR 조직 성과리더는 카카오가 지금 무엇을 가장 시급한 숙제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카카오는 송 CTO가 우아한형제들·야놀자 등에서 플랫폼 기술 체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을 영입 배경으로 꼽았다. 이는 AI 경쟁 못지않게 서비스 안정성과 기술 운영 역량이 다시 핵심 과제가 됐음을 시사한다.
서영훈 성과리더 영입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을 지낸 만큼 카카오가 정책 및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하고 플랫폼 규제 및 노동 이슈 대응을 위해 영입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가 제품·기술 뿐만 아니라 규제와 정책 환경까지 포함한 외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 리더급 인사는 내부 관성만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에 외부 전문가를 빠르게 수혈하며 조직 개편의 속도를 높였다는 것이 강점"이라면서도 "한계도 분명한 데 외부 인재 영입만으로 성과가 자동으로 보장되진 않았으며 카카오 특유의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문법을 얼마나 섬세하게 읽느냐가 더 중요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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