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일보 사설 "美 국제질서 건설자에서 약탈적 패권국으로 퇴보"
2026.04.24 10:32
[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케슘섬 해안에 18일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이 보이고 있다. 2026.04.24.
신문은 이날 사설격인 ‘종소리(鍾聲)’ 칼럼에서 “미국이 ‘힘이 곧 정의’라는 체제로 빠르게 퇴보하고 있다”며 “패권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진정한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수용하는 것이 강대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라고 충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4일과 15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하에 진행되고 있는 이란 전쟁 등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신문은 “무엇이 이란 전쟁을 야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버드대 스티븐 월트 교수가 제시한 ‘약탈적 패권’이라는 개념이 미국 외교 정책의 논리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보다 더 직접적으로 “‘약탈적 패권’이라는 용어는 미국이 국제 체제에서 누리는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로부터 양보, 공물, 그리고 순응을 강요하는 행태를 가리킨다”며 미국의 패권을 ‘약탈적’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모든 양자 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핵심 원칙은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은 협상 대상이다”라고 비꼬았다.
미국의 ‘약탈적인 패권주의’의 사례도 자세히 제시했다.
국제 협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국제적 책임을 저버리는 것부터 필요할 때만 국제법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무시하는 행태, 관세 및 무역 전쟁을 통해 세계 경제를 압박하려는 시도, 이제는 주권 국가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행위, 그리고 무모하게 자원을 약탈하고 영토를 주장하는 행위 등등.
신문은 “이 모든 것은 미국이 ‘힘이 곧 정의’라는 국가로 급속히 전락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러한 퇴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며 미국의 역할과 전략적 사고방식의 퇴보라고 지목했다.
냉전 이후 미국은 패권적 지위속에서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책임 있는 행위자’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특정 국제 공공재를 제공하며, 국제 규칙의 제정 및 집행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가면은 빠르게 벗겨지고 있으며 완전히 ‘규칙 위반자’이자 ‘협력적 방해자’로 전락해 노골적인 정글의 법칙에 의존해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사고방식의 퇴보는 미국의 패권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미국 내에 깊은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인민일보의 지적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은 1960년 약 40%에서 2023년 약 25%로 하락했다.
경제 세계화 심화와 남반구(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부상은 일부 미국 정치인들에게 주요한 우려 사항이 되었다.
이들은 기존 국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내 포퓰리즘의 부상과 정치적 양극화 심화와 맞물려 ‘미국 우선주의’라는 사고방식으로 전락해 일방적 패권주의의 길로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월터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약탈적 패권은 처음부터 자멸의 씨앗을 뿌린다”고 경고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미 잡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실린 한 기사도 일부 미국 관리들이 여전히 19세기 강대국의 사고방식, 즉 영토를 점령하고 자원을 약탈하며 경쟁국을 억압하는 방식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해 오늘날 세계에 필요한 것은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을 증진하는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질서의 진화는 어느 한 국가의 의지에 의해 멈추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패권국들의 자멸로 인해 세계는 다극화로의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이 ‘약탈적 패권’으로 치닫는 것은 퇴보적인 방식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국제 규칙의 건설자에서 파괴자, 세계 협력의 촉진자에서 착취자, 동맹국의 수탁자에서 협박자로 변모하는 일련의 퇴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패권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신문은 ‘약탈적 패권’은 단기적으로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은 더욱 가난해지고 안보가 불안정해지며 점차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패권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수용하는 것이 강대국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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