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로 조직 내 '직고용' 갈등 막아야
2026.04.24 04:01
포스코가 이달 초 발표한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명 직접 고용의 후속 조치로 채용 방식과 임금 수준 등을 담은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조직 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포항·광양제철소 상생협의회가 지난 20일 협력사들에 보낸 ‘직고용 로드맵에 대해 공식 안내드린다’는 제목의 공문의 핵심은 별도 직군 즉 조업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직고용한다는 내용이다.
7단계로 운영될 S직군의 임금은 '협력사 재직 당시 연봉 수준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했다. 상여금 400%와 흑자를 낼 경우 경영성과급 최소 800% 지급, 각종 복리후생 지원도 들어 있다.
포스코가 경영엔지니어(P), 연구개발(R), 생산기술(E) 등 3개 직군 외에 별도의 직군을 만들면서 직고용을 하는 것은 법적 분쟁이라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2022년에 이어 지난 16일에도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업체 근로자 223명이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215명에 대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직고용 로드맵은 대법원 판결 이틀 뒤 공개됐다.
지켜봐야 할 대목은 협력사 직원 직고용이 고용 안정과 차별 해소를 통한 상생 모델이라는 초기 평가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정규직 노조인 포스코노동조합은 22일 광양제철소 앞에서 '공정가치 수호 결의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23일에는 포항제철소 앞에서 같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회사가 발표한 직고용 정책은 사전 협의 없는 일방 추진"이라면서 “지금 상황은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가 흔들리는 위기”라고 주장했다. 회사가 그동안 정권의 눈치를 보며 무리한 의사 결정을 해왔고, 최근 발표된 직고용 계획 역시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청 노동자들을 직고용하면서 제공되는 복지 혜택 등으로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가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합원이 단 1원도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청 노조의 시각은 다르다.
전국금속노조 산하 포스코 하청지회는 성명을 통해 “오랜 기간 피해를 입힌 하청 노동자를 온전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정규직의 반토막 또는 현재 하청 임금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여러 차례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직접 고용을 명령했에도 별도 직군으로 편입하는 방식은 판결 취지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직고용 로드맵 공개 이후 보여주고 있는 포스코 정규직 노조와 하청업체 노조의 입장은 예견됐던 일이라 할 수 있다.
포스코의 기존 직원들은 직고용을 공정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MZ세대들은 단순한 평등 보다는 투명성이나 공정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는다는 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직고용되는 협력사 직원들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으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포스코의 협력사 직원 직고용은 건전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모델을 개발할 책무가 있다고 본다.
새로운 노사 또는 노노 갈등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다면 직고용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직고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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