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유가… 이차전지주가 들썩인다
2026.04.24 00:36
이란 전쟁으로 유가 불안이 심화되면서 이차전지 기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비싸진 유가에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조했던 배터리 판매량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AI(인공지능)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중동 갈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자 정부·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체 에너지원을 찾아 나선 영향도 있다.
국내 이차전지 종목들은 최근 들어 랠리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SDI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 21일에 이어 22일에도 65만90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SDI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고성능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23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63만원까지 밀려났지만 연초(26만2500원) 대비 수익률은 140%에 달한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36만1000원에서 29.2% 오른 46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포스코퓨처엠은 17만6900원에서 24만6000원으로 39.1% 올랐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78%, 45% 상승했다. 올해 들어 이차전지 대형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셈이다.
이차전지의 강세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차전지 ETF는 지난 22일 기준 국내 ETF 주간 수익률 ‘톱5’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TIGER2차전지TOP10이 주간 수익률 21.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21.64%), KODEX2차전지산업(19.28%), TIGER2차전지테마(18.61%), RISE2차전지TOP10(17.95%)이 뒤를 이었다. 이차전지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사실상 ‘싹쓸이’했다.
이차전지 종목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란 전쟁발(發) 고유가 충격이 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각국에서 에너지 안보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배터리가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친환경 에너지 부각으로 ESS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에너지 전환 업종 전반에 자금 유입이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영향으로 ES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기업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다”고 했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도 막바지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한동안 전기차 판매가 꺾이면서 이차전지 기업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고유가에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반등하는 국면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중심의 전기차 수요 둔화 구간에서 핵심 고객사를 중심으로 올해 (전기차) 출하량이 전년보다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가격이 상승한 점도 이차전지 기업의 수익성 개선 기대 요인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산 탄산리튬 가격은 이달 들어 연초 대비 약 40% 올라 t(톤)당 16만위안(약 3467만원)을 웃돌고 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격에서는 서방 국가들의 리튬 제련소 투자 유인이 낮아 중국산 의존도를 줄이기 어렵고, 중국은 광산 재가동을 늦추면서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가 상승으로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만큼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회복, 고객사 재고 정상화, 출하량 반등, 정책 가시성까지 동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바닥을 지나 주가 정상화까지는 시간차가 남아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몇 년 전에도 이차전지가 실제 기업 실적보다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이 올라타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했다”며 “지금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구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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