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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 30%가 ‘묻지마 청구’… 헌재 “전자접수 제한” 첫 제재

2026.04.24 00:51

“다른 사건 처리까지 지연시켜”
9명이 4년간 4000건 넘게 신청
“재판소원도 장치 필요” 목소리

헌법재판소가 한 해 수백 건씩 비슷한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사람에 대해 온라인 접수를 제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헌재가 헌법소원 접수를 제한한 것은 처음이다. 매년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제기한 이른바 ‘묻지 마 사건’이 전체 사건의 30%를 넘는다. 이런 가운데 법원 확정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재판소원’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면서 헌법소원 남소(濫訴) 가능성이 더 커졌다. 그러자 헌재가 무분별한 남소를 줄여 사건 지연을 막겠다며 전자 접수 제한 조치를 취하고 나온 것이다.

헌재는 A씨와 B씨에 대해 각각 작년 12월과 올해 3월 헌법소원 전자 접수 시스템 사용을 3개월간 정지했다. A씨는 “경찰이 불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감금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작년에만 헌법소원 308건을 냈다. A씨는 체포영장 요건을 규정한 형사소송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 자기 형사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관 기피 제도를 규정한 법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A씨가 낸 308건을 모두 각하(却下)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심리하지 않고 종료하는 결정이다.

B씨는 지난달 12일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자기 형사 재판의 판결과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B씨는 재물손괴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은 후 심급별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고 한다. B씨는 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나오면 항고했다. B씨가 올해 1~3월 법원 판결과 재심·항고 기각 결정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게 312건인데 모두 각하됐다.

헌재가 전자 접수를 제한해도 헌재 청사를 방문하거나 우편을 통해 헌법소원을 내는 건 가능하다. A씨는 전자 접수가 제한된 이후에도 우편으로 헌법소원 2건을 냈다. B씨는 전자 접수 제한 조치 이후에 헌법소원을 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사람들에 대해 전자 접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2022년 9월 마련됐다.

헌재는 헌법소원 남소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헌재는 한 사람이 연간 50건 이상의 헌법소원을 청구할 경우 남소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헌법소원 1만2347건 중 4247건(34.4%)이 헌법소원을 남발한 9명이 낸 사건이었다. 이 중 4221건(99.4%)이 본안 심리에 올라가지도 않고 각하됐다. 남소 사건으로 분류된 사건 중에서 헌재 전원재판부가 판단해 합헌 또는 기각으로 판단한 게 각각 1건, 2건이고 나머지는 심리 중이다. 연도별 헌법소원 남소 사건 비율은 2022년 39.3%, 2023년 35.7%, 2024년 31.6%, 2025년 31.6%, 올해(1~3월) 33.2%로 매년 30%를 넘었다. 헌재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내는 재판소원 사건도 늘고 있어 남소 방지를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헌법소원 남소를 그대로 둘 경우 통계가 왜곡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행정력이 낭비될 수도 있다. 헌재는 지난달 ‘헌법소송 남소 방지’ 정책 연구 용역도 발주했다. 헌재 관계자는 “연구 결과에 따라 인지대(소송 수수료) 부과, 과태료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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