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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5월 총파업 예고속…주주단체 "파업 반대"

2026.04.23 18:02

체크오프·투쟁지침 2호 선포 예고…4개월간 인재 유출만 200명 주장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위원장이 크레인 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옥송이기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평택 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내달 총파업을 예고했다.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노조는 체크오프와 파업 지침을 동시에 예고하며 삼성전자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23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는 노조 및 경찰 추산 4만명이 참석했다. 이는 당초 노조가 추산한 참석 인원인 3만9000여명을 넘어선 숫자다.

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기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옥송이기자]


◆ “성과급 불투명” 4개월 교섭 결렬 직격

"이 투쟁은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싸움입니다. 대한민국 경쟁력을 위한 싸움입니다."

이날 오후 2시에 막을 올린 투쟁 결의대회는 시작 전부터 노조원 간 결집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동투쟁본부와 삼성전자·디스플레이·바이오 등 계열사 노조 깃발이 입장한 뒤, 최승호 위원장은 크레인 장비를 이용해 상단에 올라 위와 같이 투쟁사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교섭 시작 이후 4개월간 더 나은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해 교섭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배분 기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을 메운 노조원들 [사진=옥송이기자]


이어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일회성 포상으로 교섭을 마무리하려 했다”며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가 삼성전자와 산업 경쟁력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를 이번 갈등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노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구조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상한 폐지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상한(50%)을 유지하면서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기준 적용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특히 성과급 산정 구조와 배분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 “인재 유출 현실화”…4개월간 200명 이직 주장

노조는 보상 문제를 인력 이탈과 연결시켰다. 최 위원장은 “핵심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인재 유출 숫자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4개월 동안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인원만 200명이 넘는다”며 “회사가 이를 축소해 설명하고 있지만, 개인 사유로 퇴사 처리된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이탈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간부들이 무대에 섰다. [사진=옥송이기자]


간부 발언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오화경 전국 삼성전자 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은 “보상은 엉망이고 환경은 열악하니 누가 남겠느냐”며 “지금 이 순간에도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기술 경쟁력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총파업 시 생산 차질” 18조 공백 언급…5월 총파업 예고

노조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하루 약 1조원 수준이라면, 18일간 생산이 멈출 경우 약 18조원 규모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최소 18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설비 특성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는 ‘체크오프’ 시행 계획을 밝혔다. 체크오프는 노조비를 급여에서 자동 공제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신분을 회사에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제도다.

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사진=옥송이기자]


최 위원장은 “총 조직률은 약 58%, DS 부문은 80% 수준”이라며 “체크오프는 조합원 규모를 확인하고 조직력을 보여주는 절차다. 총파업 참여 인원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투쟁지침 2호를 선포하며 총파업 계획을 공식화했다.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고, 이달 말까지 체크오프를 마친 뒤 실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 주주단체도 반대 집회…파장 확산 가능성

한편 노조측 파업 예고에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도 드러났다. 같은 날 오전 평택 사업장 인근에서는 주주단체가 별도 집회를 열고 파업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은 주주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조의 파업 움직임을 비판했다. 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승호 위원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옥송이기자]


한편,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가동이 전제되는 구조인 만큼, 가동 중단 시 생산 차질과 함께 공급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AI 서버·스마트폰·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이익이 단기간 노동 투입만으로 발생하기보다 장기간 투자와 기술 축적, 시장 수요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도 짚는다. 이에 따라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와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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