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없고 전력 풍부한 울산…"AI데이터센터 어서오세요"
2026.04.23 16:05
열병합발전소 올초부터 본격 가동
기업간 전기 직거래, 요금 2~3%↓
전기 많이쓰는 AI기업 유치 청신호
수중데이터센터로 탄소 저감 도전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전기와 스팀을 공급하는 SK멀티유틸리티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전기와 스팀을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를 올해 초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SK케미칼 울산공장 내 유휴용지를 활용해 구축했다.
이 발전소는 300㎿ 규모로 가스터빈 1기, 스팀터빈 1기, 배열회수보일러 1기에서 연간 214만㎿의 전기와 182만t의 스팀을 생산한다. LNG와 LPG를 상황에 따라 사용하면서 연료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친환경 발전소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에서 SK멀티유틸리티 열병합 발전소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발전소가 울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구역'(분산에너지특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첫 발전소이면서 울산의 미래 산업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가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SK멀티유틸리티는 특구 내 기업에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열병합발전소의 경제성과 효율성은 전기 공급 가격으로 이어져 전기요금은 기존 대비 2~3% 낮아질 전망이다.
SK멀티유틸리티 관계자는 "생산 설비 운영에 필수적인 전기 등 유틸리티 비용 절감은 원가 경쟁력은 물론 운영 효율성과 직결된다"며 "열병합발전소의 이중 연료 체계는 국제 정세 여파 등으로 특정 연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북아 에너지 허브 울산이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되면서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거점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계기로 발전소 인접 지역의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현실화하고, 이를 토대로 AI 데이터센터 추가 유치가 진행되면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육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분산에너지특구에서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 체계가 운영된다. 울산이 지정된 분야는 분산에너지 발전소 인근에 새로운 전력 수요를 유치해 전력 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력 수요 유치형'이다.
전기 직거래에 대한 규제 특례가 적용돼 분산에너지 발전사와 전기 사용자 간 전기 직거래가 허용되고,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발전사는 전기 판매 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울산은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되면서 전력 소비가 많은 AI 데이터센터 최적지로 급부상했다. SK-아마존웹서비스 AI 데이터센터의 울산 유치에는 데이터센터 인근에 SK멀티유틸리티 열병합발전소라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원이 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분산에너지특구는 기업에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다소비 기업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1GW급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용지 확보을 검토하는 등 투자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고 울산시는 밝혔다.
울산은 분산에너지특구 지정 전부터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서 기틀을 다져왔다. 울산에는 575만배럴 규모의 석유·천연가스 저장 시설이 있고, 울산항은 원유와 석유정제품 등 액체화물 처리량이 2024년 기준 1억5982만t으로 국내 액체 물동량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전국 1위 액체 화물 항만이다.
울산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율동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는 수소로 전력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탄소제로 친환경 주거 모델을 구현한 '울산 수소시범도시'의 핵심 시설이다. 2024년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후 수소경제 실증 모델으로 주목받으며 지난해에만 국내외 28개 기관과 기업체에서 300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최근에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 분야의 전기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도전 중이다. 울산은 앞으로 5년간 국비 400억원 등 총 511억원을 투입해 해양수산부의 '탄소제로 수중 데이터센터 표준 모델 개발 사업'을 시행한다.
이번 사업은 냉각을 위해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용지 확보가 쉽지 않은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된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내압 용기 설계 기술과 하이브리드 냉각 기술을 융합한 탄소 저감형 수중 데이터센터 모델을 개발하고, 2031년부터는 상용화를 위한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 울산은 분산에너지의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산업단지와 대기업 활동에도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는 전력 수요가 큰 기업 이전과 투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에너지 자급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가 공급되면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앞으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 기업에 가장 경쟁력 있는 에너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울산 분산에너지특구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 거점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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