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
[단독] KRX금시장 참여 해외기업, ‘골목상권’ 침해 않기로 약속…금 시장가격 왜곡 해결 눈앞
2026.04.23 15:10
해외 업체 소매 진출 막고 장외 유통 2년 제한
거래소·해외업체 업계 우려 고려해 절충안 마련
거래소·해외업체 업계 우려 고려해 절충안 마련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 참여를 추진 중인 스위스 대형 금제련업체 MKS팜프(MKS PAMP SA)는 국내 소매시장 진출을 무기한 보류하고 장외시장에도 2년간 진입하지 않기로 거래소와 합의했다. 해외 제련업체의 시장 진입이 국내 영세 주얼리 업체와 소매 유통망의 영업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거래소와 해외 업체가 절충점을 찾은 결과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MKS팜프는 한국 법인 설립 목적이 국내 유통시장 진출이 아니라 KRX금시장 유동성 제고에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거래소 상장 금 종목의 거래를 활성화하고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줄여 보다 효율적인 가격 형성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국내 법인 설립과 인력 채용 등 실무 절차를 거쳐 이르면 6~7월께 한국 내 거점을 마련한 뒤 KRX금시장 참여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당초에는 장외시장 진출을 1년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내 주얼리 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금지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며 “이번 합의안을 토대로 국내 주얼리 업계와 다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해외 런던금시장연합회(LBMA) 인증 제련업체의 KRX금시장 참여를 허용한 배경에는 최근 심화한 수급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시행된 개정 규정의 핵심은 급증한 국내 금 투자 수요를 기존 공급망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제련업체가 KRX금시장에 직접 실물 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연 데 있다. 국제 시세보다 국내 금값이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장내 공급 부족과 유통 병목이 맞물리며 확대돼 왔는데 거래소는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이 같은 가격 왜곡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달 들어 중동 정세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국제 금값이 다시 회복 흐름을 보이자 김치 프리미엄 우려도 재차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는 한 국제 시세와 괴리된 국내 가격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귀금속업계의 반발은 여전히 KRX금시장의 정상화와 김치 프리미엄 완화를 가로막는 변수로 남아 있다. 국내 업체는 매출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위·변조 방지를 위한 민트바 방식 생산도 요구받는 반면 해외 업체는 상대적으로 공정이 단순한 주물 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어 형평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업계 일각의 반발 이면에 가격 경쟁 심화에 대한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내 공급이 늘어나 KRX금시장 가격이 안정되고 장외시장보다 낮아질 경우 기존 수입·유통업자의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일부 유통업자가 공급 경로를 사실상 좌우하며 높은 프리미엄을 누려왔지만 해외 제련업체가 참여해 장내에서 1㎏ 단위 실물 인출이 원활해지면 소규모 실수요자들도 굳이 장외시장에서 비싼 금을 살 유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해외 업체의 진입이 오히려 원재료를 매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주얼리 업계에는 더 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급 안정과 국제 가격에 근접한 장내 가격 형성은 원가 부담을 낮추고 재고 관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LBMA 제련업체의 참여가 한국 금시장 개방으로 직결된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일본의 타나카, 독일의 헤라우스, 일본의 아사히 등 LBMA 인증을 받은 해외 제련업체들은 국내에 법인이나 지점을 두고 산업용 귀금속, 수입 연결, 정련 및 산업계 납품 등의 형태로 영업해 왔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국내 금소매 유통시장에는 사실상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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