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09년생부터 담배 못 사는데…韓, 담뱃값 인상 논쟁에 발목
2026.04.23 14:27
금연구역 전자담배 피우면 과태료…전문가들 "개혁 필요"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영국이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일명 '담배없는 세대'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같은 고강도의 규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담뱃값 인상 필요성 등이 거론되나 정부는 "충분한 논의 후에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이다.영국 상·하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009년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해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담배·전자담배법'에 최종 합의했으며 입법 마지막 절차인 국왕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법이 시행되면 영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된다. 영국에서 흡연은 매년 약 6만 4000명의 사망자와 40만 건의 입원을 유발하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꼽힌다.
영국은 뉴질랜드의 금연정책 모델을 참고했지만, 뉴질랜드는 보수 연정 출범 후인 2024년 초 관련 정책을 폐지했다. 반면 몰디브는 지난해 11월부터 2007년 이후 출생자의 흡연을 금지하는 유사한 법안을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이런 '특정 연도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매매금지' 조치를 공론화하진 않고 있다. 일부 금연운동 단체로부터 "담배관리법을 제정해 해외 주요국처럼 담배 제조와 매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수준이다.
다만 오는 24일부터 개정 '담배사업법'이 시행된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니코틴 제품이 '담배'로 규정되며 금연구역 내에서 흡연할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담배의 정의는 37년 만에 확대됐다.
기존 '연초'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와 합성니코틴 제품까지 모두 기존 담배와 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이번 조치가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 자료를 보면 2024년 성인의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한 달 동안 사용한 적 있는 분율)은 3.8%로 전자담배 항목이 조사에 포함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일반담배 현재흡연율이 2013년 23.3%에서 2024년 15.9%로 줄어든 데에 비하면 다른 양상이다.
복지부는 이달 말부터 담배 소매점, 제조업자·수입판매업자 등을 대상으로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금연구역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보다 강도 높은 담배규제정책이 확립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게 궐련 1갑당 4500원인 담뱃값의 인상 문제다. 조홍준 울산대 의대(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지난해 대한금연학회지를 통해 "즉각적인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 (1순위는) 담뱃값 인상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10% 오르면 담배 소비는 약 4% 감소하는 데다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을 규제에 활용하면 소비 감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한국 담뱃값은 2015년 이후 10년간 인상되지 않았으며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실질 담뱃값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논리도 뒤따른다.
담뱃값 인상 요구에 복지부는 "10년 계획상 중장기 정책방향"이라면서도 "현재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국민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므로 충분한 논의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향후 관련 의견수렴을 거쳐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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