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변호사들...정부 발표 직전까지 "합격자 수 줄여야"
2026.04.23 14:57
[파이낸셜뉴스] "2026년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결정하십시오."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23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열린 2차 집회에서 "정부가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당시 변호사 업무와 중첩되는 인접 자격사를 단계적으로 감축·통폐합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협은 우리나라 모든 변호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법정단체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클) 제도와 변호사시험 제도가 출범하고 18년 동안 변협과 로스쿨측은 변호사 합격자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올 3월 기준 국내 등록 변호사는 3만8161명, 개업 변호사는 3만2060명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변호사 숫자는 약 80% 증가했다.
변협의 주장은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정부의 약속과 달리 변호사 공급 과잉으로 신규 변호사 시장이 붕괴 되고 이로 인해 법률 서비스가 저하된다"는 것이다. 논리를 뒷받침 하기 위한 숫자도 동원된다. 개업 변호사 수는 회계사수보다 1.7배 많고 변리사보다 7배 많다.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4500여명에서 2026년 3만8200여명으로 급등했다. 일본과 비교해 인구가 절반에 불과한 한국의 최근 4년간 변호사 등록 숫자는 1722명으로 일본(867명)과 비교해도 2배 많다는 것 등이다.
변협은 "회계사 소득이 1인당 평균 1억2,200만 원으로 변호사를 앞선다"며 "서울지역 변호사 수임 건수는 2026년 현재 '월 1건 이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과잉공급이 서비스 품질을 낮춘다는 근거로 대한변협은 일본의 치과의사와 국내의 공인중개사를 사례로 들었다. "일본이 고령화 대비 정책으로 치대를 급격히 늘린 결과 편의점보다 치과가 많아졌고, 이로 인한 경쟁 심화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됐다"는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의 공인중개사 역시 구조적 초과 공급으로 '깡통전세'를 중개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빈번해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변호사들의 등용문인 로스쿨 측은 변호사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전국 25개 로스쿨 및 법과대학 법학 전공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법학교수회는 지난달 27일 결의문을 내고 "50%대의 낮은 합격률 아래에서 학생들은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고민하는 다양한 법 과목들을 수강할 여유가 전혀 없다"며 "(로스쿨 제도의 본질인)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체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변호사시험 제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로스쿨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협과 로스쿨 측이 변호사 숫자를 두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대신 법률 서비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변호사 과잉 논리에도 불구하고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 본안사건의 44.5%는 양쪽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변호사 시장 역시 대형로펌과 개인 변호사, 고수임 사건과 저수임 사건 혹은 무변호사 사건 등으로 양극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경 금년도 제15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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