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전쟁 중인데... 美 해군장관도 사임
2026.04.23 09:32
일각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수개월간 갈등”
미국과 이란의 전쟁 중에 존 펠란 미국 해군 장관이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미 국방부는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의 갈등으로 경질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엑스(X)에 “펠란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이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펠란 장관이 국방부와 미 해군에 보여준 봉사에 감사드린다”며 “그가 새로운 도전에서 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파넬 수석대변인은 펠란 장관의 사임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훙 카우(54) 해군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펠란 장관의 사임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전날까지 워싱턴DC에서 열린 해군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 수많은 해군 장병 및 업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해군 장관 경질은 이란 전쟁 와중에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펠란은 현장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는 아니지만 미 국방 부문의 수뇌부를 구성하는 인사다. 특히 해군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대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이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펠란은 플로리다 자택과 가까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눠 왔으며, 작년에는 의원들에게 한밤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선 건조 문제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펠란 장관은 작년 가을 ‘트럼프급(Trump-class)’ 현대식 전함 건조 계획에 대해 장관을 거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했는데, 국방부 고위직들이 이를 불쾌해했다고 한다. 이후 헤그세스 장관은 해군이 통상적으로 담당해 온 잠수함 인수 업무를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신설해 펠란의 입지를 약화시키려 했다고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밖에도 펠런은 헤그세스 장관 및 스티브 파인버그 미 국방부 차관과 경영 방식, 인사 문제 등을 두고 충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2일 경질한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을 포함해 고위 장교 약 20명을 해임, 교체했다.
펠란은 민간 기업인 출신 장관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펠란은 사모 투자 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해 이끌었고, 델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 회사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했다.
해군 장관은 민간인이 맡는 보직이긴 하나 국방 분야 경험이 있는 인사가 맡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직후 이례적으로 군 경험이 없는 펠란 장관을 해군 장관에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해군 장관은 해군과 해병대의 훈련, 무기, 행정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각의 구성원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부임할 수 있는 자리로, 지휘 체계상 국방부 장관에게 직보한다.
해군 장관 대행을 맡게 된 카우 차관은 전투 지역에서 복무한 이력을 포함해 해군에 20년 이상 몸담았던 퇴역 군인이다. 1970년대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을 탈출했으며,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받으며 연방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등 정치에 도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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