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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與 인기 너무 좋다" "아직은 미풍"…술렁이는 경남 민심

2026.04.23 05:00

부동층만 35%…'캐스팅보트' 중도층 표심 변수
민심 엇갈려…"일 잘하는 與" vs "세금 무섭다"
22일 경남 통영 중앙시장에서 지역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6.04.22 ⓒ 뉴스1 장성희 기자


(창원·마산·통영=뉴스1) 손승환 장성희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하는 거 보이소. 그게 어데, 리더가 아이잖아." (창원 성산구에서 25년째 과일 가게를 운영 중인 61세 선찬규 씨)

"민주당 바람이 일나긴 하는데, 아직 태풍은 아이고 미풍이라." (통영에 거주하는 60대 김 모 씨)

6·3 지방선거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경남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경남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이번에는 그 불문율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캐스팅보트' 중도층의 막판 표심이 경남지사 선거 승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스1이 21~22일 이틀 간에 걸쳐 찾은 경남 창원·마산·통영 지역 주민들의 민심은 여야 경남지사 후보 사이에서 엇갈리는 양상을 띠었다. 경남은 전임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역인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지역이다.

통상 경남의 경우 동남권(낙동강 벨트)은 진보 성향이 강하고, 서부 내륙권은 보수 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경남의 최대 도시 창원은 원래 보수 성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청년층 유입과 성산구 중심의 노동자 표심 등으로 혼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전체 경남 인구의 약 3분의 1(100만 명)을 차지하는 창원 표심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KBS창원방송총국 의뢰로 지난 14~16일 경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37%로, 박 후보(27%)를 오차범위(±3.5%) 밖에서 앞섰다. 다만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27%)와 '모름/무응답'(8%) 등 부동층도 35%에 달해 현재로선 승부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22일 경남 창원 소재 창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26.04.22 ⓒ 뉴스1 손승환 기자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대체로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과 이재명 정부 정책에 대한 호평을 지지 이유로 꼽았다. 선 씨는 "보수 지지자들이 어디 강성만 있느냐"며 "일 잘하는 후보를 뽑아주고 싶다. 국민의힘이라고 일방적으로 뽑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에서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문 모 씨도 "민주당의 인기는 너무 좋지만, 국민의힘 반응은 한마디로 개X"이라며 "윤석열식 정치가 눈에 훤하니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고 전했다.

창원대 재학생 신 모 씨(21)는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반반"이라면서도 "각종 지원금 같은 이재명 정부의 청년 정책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평가받는 김 후보의 인물 자체에 대한 긍정 평가도 있었다. 창원에서 직장에 다닌다는 이 모 씨(39)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뽑진 않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별히 좋아한다"며 "그래서 문 전 대통령과 가까운 김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을 하다 창원에서 1년째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김 모 씨(62)도 "김 후보가 전임 지사일 때 일을 잘했다"며 "여당 후보로서 힘도 있으니까 이번에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선 진보 정권에서 늘어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창원에서 12년째 옷 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 씨(39)는 "자영업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면서 "대표적인 이유가 최저임금 인상이다. 몇백 원씩 올린 게 아니라 갑자기 몇천 원씩 올리니까 저희로선 완전 멘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민생지원금도 그게 다 세금에 묻어나오는 것 아니냐"며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오를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사람들이 돈을 잠깐 쓰고 마는 것이라 도움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정 모 씨(24)도 "국민의힘이 좋아서라기보다 민주당이 싫어서 차악을 뽑는 투표를 할 것"이라며 "돈 뿌리는 공약도 나중에 취업하면 우리가 다 갚아야 할 돈 아니냐. 받아도 기분이 찝찝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그래도 국민의힘의 밑바닥이 잘 깔려 있다"며 "민주당 바람이 일어나긴 하는데 바닥까지 엎을 정도의 태풍은 아니고 미풍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60대 김 모 씨도 "저쪽(민주당)은 여전히 공산당 같은 느낌이 강하다"며 "그 외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이번에도 국민의힘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현역 지사의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이도 있었다. 창원에서 만난 40대 이 모 씨는 "박 후보가 보수 진영이지만 복지 사업 같은 걸 열심히 했다. 특히 산업단지 근로자들에게 아침밥을 주는 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안다"며 "지난 4년 동안 일을 잘했어서 이번에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2일 경남 창원 상산구 상남시장의 모습. 26.04.22 ⓒ 뉴스1 손승환 기자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야당 지지율을 압도하면서 생긴 이색적인 분위기도 돋보였다.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여권 후보는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에 따른 수혜를 누리기 위해 중앙정부 및 중앙당과의 '원팀'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야권 후보는 최근 중앙당인 국민의힘이 당 안팎의 내홍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당 색깔 지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민주당 경남 기초단체장 공천을 확정 지은 A 후보는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정말 국정을 잘 운영하고 있구나. 국민을 제대로 챙기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시민들이 많이 받는 것 같다"며 "중앙 정치와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B 후보도 "어쨌든 김 후보가 지방시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고, 지금 힘 있는 여당에서 상당히 묵직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후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며 "경남을 발전시키는 데 힘 있는 후보냐, 아니냐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국민의힘 C 후보는 "지난 2022년에는 이준석 당시 대표가 얼굴마담 격으로 인기가 좋았다"면서 "그땐 이 대표가 얼마나 내려와서 지원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장 대표가 그렇게 하긴 힘들지 않겠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남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박 후보와 이런저런 연이 있다"며 "중앙당 이야기를 좀 덜 하는 대신 '박완수 원팀'을 강조하려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고 덧붙였다.

22일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의 모습. 26.04.22 ⓒ 뉴스1 손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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