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악재 누른 반도체의 힘…1분기 韓 GDP 1.7% ‘깜짝 성장’
2026.04.23 13:56
수출·투자 호조 덕분…전쟁 영향 2분기부터 본격화
한국은행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0.9%)를 0.8%포인트(p)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에서 2분기 0.7%, 3분기 1.3%로 점차 개선되다가 4분기 –0.2%로 다시 꺾였지만 올해 들어 급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민간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하방 압력도 있었지만, 1분기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지만, 물류 차질이 본격화되기 전이었던 데다 반도체 수출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3월 하순까지 국내로 들어왔고 4월부터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4월 소비자심리가 악화했지만, 지난주 신용카드 사용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민간소비도 아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가 늘며 0.5%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0.1% 늘었다. 특히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나란히 늘어 2.8%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4.8% 뛰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급증했다. 지난 2020년 3분기(14.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다만 수입도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위주로 3.0% 늘었다.
지출 항목별로 1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가 견조한 회복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0.6%p 끌어올렸다. 특히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성장률을 0.3%p, 0.4%p씩 높였다.
수출 반등세도 뚜렷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1%p에 달했다. 수입이 1.2%포인트 늘었지만 수출이 2.4%포인트 더 크게 늘어 기여도를 키웠다.
경제주체별로는 민간소비 기여도가 1.7%p로, 정부 기여도(0%p)를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을 위주로 4.5% 늘었다. 건설업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동반 증가에 힘입어 3.9% 늘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이 늘어 4.1%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 등을 중심으로 0.4% 늘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4분기보다 7.5% 급증해 성장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1988년 1분기(8.0%) 이후 최고치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성장 하방 압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향후 관건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쟁 충격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어서 부정적·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클지,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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