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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주가
대우건설 주가
주가는 ‘8배’ 뜨거운데 현장선 폐업·부도 ‘한기’···건설업 ‘두 개의 현실’

2026.04.23 06:00

전쟁 후 해외수주 기대감이 투자 몰려도
주택 착공 급감·지방 장기 미분양 등
주요사 매출 -4.4%…부진 여전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선제 대응 필요
서울 시내에서 건축 중인 아파트 단지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근 주식시장에 건설사 주가가 2~8배 이상 급등하며 뜻밖의 ‘봄’을 맞았지만, 건설 현장은 폐업과 부도, 감원의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가 하면 폐업한 중소 건설사는 1000곳이 넘어 12년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중동전쟁 이후 재건 기대감에 대형 건설사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주택 착공 감소와 미분양 장기화, 공사비 상승에 따른 업황 부진은 여전한 탓이다. 부동산 경기 부진 속 지방 미분양 해소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준 올해 초 대비 주요 건설사 주가 상승률은 대우건설이 770.3%, 현대건설 144.6%, DL이앤씨 145.6%, GS건설 121.6% 등으로 집계됐다. 3개월 보름사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것이다. 중동전쟁이 끝나면 현지 에너지 시설 복구 등 재건 사업에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란 기대가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재편 과정에서 원자력발전소 수주 확대 전망까지 더해져 투자 심리에 불이 붙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수주 시장이 국내 건설사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재건과 원전 확대에 힘입어 향후 3년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가 14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10~2014년 ‘중동 붐’에 필적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주요 피격 인프라 상당수가 국내 기업이 시공한 곳”이라는 점을 근거로 향후 수주전에서의 국내 기업의 우위를 점쳤다.



정작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최근의 주가 급등세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쟁이 완전히 끝난 뒤이야 피해 규모와 발주 계획, 수주 가능성 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실적과는 무관하게 추상적인 기대만으로 급격히 오르는 주가를 보며 업계에선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택 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주택 착공 급감, 지방 미분양 장기화에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 확대의 이중 압박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주요 13개 건설사(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SK에코플랜트, KCC건설, 서희건설, BS한양, IS동서, 진흥기업) 합산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미분양과 입주 지연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차입금에 따른 재무 부담도 크다. 13개 건설사 합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9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000억원 늘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도 27조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PF 보증이 크다는 건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건설사가 떠안을 빚의 폭탄이 크다는 뜻이다.

긴 불황으로 현장 분위기는 이미 살벌하다. 건설업 폐업, 부도, 감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0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해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신고된 폐업 건수 1323건 중 1115건(84.3%)은 하청업체가 많은 전문건설사가 차지했다. 규모가 작고 원도급사의 발주 감소 영향을 직접 받는 영세업체들이 먼저 한파를 맞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사들의 부도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1곳에 불과했던 종합건설사 부도 건수는 2022년 5곳, 2023년 9곳, 2024년 12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0곳이 부도를 냈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2곳이 지급 불능상태에 빠졌다.

건설사들은 몸집을 줄이며 불황을 견디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4만9370명으로 1년 전(5만2233명)보다 2863명(5.5%) 줄었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최근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에 나섰고,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규 채용 역시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경력직·수시 채용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사업성 판단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일감 축소에 따라 신규 채용과 조직 운영도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전쟁이 종결되더라도 물동량의 즉각적 회복은 어렵고 유가, 환율 등 요인이 더해지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업계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계속되는 PF 부담과 미분양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량 사업장을 골라 지원하고 한계 사업장은 재구조화·정리하는 체질 개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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