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삼성 평택캠퍼스…성과급 갈등에 노조·주주 맞불[이상현의 전자수첩]
2026.04.23 06:00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23일 하루 동안 노조와 주주 집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같은 공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양측이 집회를 예고하면서 현장은 사실상 ‘이중 집회’ 상황을 맞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 평택사업장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연다. 조합 측은 약 3만7000명의 조합원 참석을 예상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을 단순 환산할 경우 규모는 약 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 배당 총액(약 11조원)의 4배 수준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같은 날 오전 10시 평택시 고덕 국제대로 일대에서 맞불 성격의 집회를 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주도하는 이번 집회는 삼성전자 주식 1주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집회는 노조 결의대회 장소와 가까운 거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주주 측은 노조의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성과급 40조원 요구는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라며 “이익 배분에서 주주가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R&D 투자와 주주환원 재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임금·보상 문제를 넘어 기업 가치와 직결된 구조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약 30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생산 차질 발생 시 하루 약 1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현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평택사업장 내부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생산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전해진다. 대규모 인원이 한 장소에 집결하는 만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측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노조 측에 정상적인 사업장 운영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6일에는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외부에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는 노사 모두가 주주와 투자자,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주주들의 맞불 집회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당일 하루 동안 산업 현장을 넘어 이해관계 충돌의 최전선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삼성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노조에서도 주주와 투자자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국민을 고려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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