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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마, 회개하지 마···10년 만의 복귀 서인영에 쏟아지는 폭발적 관심[이진송의 아니 근데]

2026.04.22 21:33

가수 서인영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에 쏟아지는 폭발적 관심|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 섬네일(왼쪽 사진).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의 한 장면, 서인영이 성가대에서 연습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욕설 ‘갑질 논란’ 잘못 인정 후 자숙…10년 만에 유튜브로
복귀 끼 넘치고 감정에 솔직한 센 여자 ‘강렬한 스타성’ 여성들 선망
한국 사회가 연예인에 요구하는 도덕주의와 인성의 틀 깨트려
성실·겸손엔 통제의 그림자…파괴적 ‘별종’도 사랑할 때 됐다

“진정한 슈퍼스타는 까(싫어하는 사람)와 빠(좋아하는 사람)를 둘 다 미치게 만든다.”

나훈아가 남겼다는 명언으로 유명하다. 그 말처럼,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재능은 긍정적 반응뿐만 아니라 부정적 반응까지 블랙홀처럼 끌어들인다. 스타성이란 그런 것이다. 뱁새가 관심받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눈짓 한 번, 말 한마디로 좌중을 압도하는 황새의 아우라. 타고난 분위기와 끼. 요즘 이 왕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단연 가수 서인영이다.

서인영은 3주 전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을 개설했다. 약 10년 만의 복귀였는데, 첫 영상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바람에 부정행위를 의심한 구글이 계정을 정지했다. 굴하지 않고 다시 계정을 만들어 올린 영상은 3주 동안 4개, 합산 조회수는 지난 20일 기준 1400만뷰를 넘었다. 독특한 캐릭터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던 서인영은 2008년 솔로곡 ‘신데렐라’에서 “요즘엔 내가 대세”라고 노래했다. 2017년, 방송 촬영 중 제작진(매니저)에게 욕설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일명 ‘갑질 논란’에 휩싸인 후 잘못을 인정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2026년, 돌고 돌아 시대는 다시 이 ‘대세’를 소환한다. 솔직함과 진정성을 향한 대중의 갈망은 서인영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함과 빛바래지 않은 스타성에 면죄부를 발급했다. 어쩌면 최초로, 세상에 정 맞는 성격이 여성 연예인에게 더욱 가혹한 도덕주의의 벽을 뚫는 광경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서인영 개인에게 거룩한 대표성을 지우기보다, 하나의 사례로 참고하며 연예인에게 부과되는 모순적인 기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른바 끼와 도덕성, 매력과 인성이라는 딜레마에 대하여.

서인영을 스타로 만든 것은 특유의 솔직함과 거침없음이다. 서인영이 걸그룹 ‘쥬얼리’의 2기 멤버로 데뷔하고 솔로 가수로 전성기를 누린 2000년대 초반은 지금보다 훨씬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여성상의 스펙트럼이 좁았다. 물론 시대의 아이콘 이효리와 <내 이름은 김삼순>(MBC), <커피 프린스>(MBC) 같은 드라마가 있었지만, 그만큼 당당하거나 ‘여성스럽지 않은’ 여성상이 드물던 때다. 서른 살의 삼순이 엄청난 노처녀 취급을 받고, 대부분의 여성이 긴 생머리를 고수하며 사치스러운 된장녀로 보일까봐 전전긍긍했다.

2008년, 서인영은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쇼핑을 즐기며 ‘신상녀’라는 별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구두를 ‘애기들’이라고 부르는 행동으로 이목을 끌었다. 서인영이 가상 남편인 크라운 제이를 “서방!”이라고 부르며 때로는 살벌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쥐락펴락하는 모습은 다른 가상 부부들과 완전히 다른 매력이었다. 한정판 립스틱이 뭉개졌다며 잘못 없는 크라운 제이를 들볶는 장면은 쇼트폼 영상으로도 200만뷰가 넘었는데, 영상의 제목은 ‘한국의 카디비 서인영’이다. 할리우드의 카디비나 힐튼 같은 캐릭터는 한국에서 아직도 서인영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 애꿎은 남 탓은 잘못이지만, 어차피 이성애 연애에서 여성의 억지를 받아주는 것이 일종의 역할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서인영의 ‘성질머리’는 당시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그해, 많은 여성이 초코송이 머리를 하고, 물욕을 감추지 않으며, 양보하거나 참는 대신 앞에서 쏘아붙이며 서인영을 선망했다.

자유롭고 까다롭고 과감하고 대범하며, 감정적이고 이기적이고 때론 무례한 여자. 옆에 있으면 힘들지만 미워할 수 없고, 때로는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확 질러버려서 속을 뻥 뚫어주는 매력. ‘서인영 기싸움’, ‘서인영 기갈’, ‘서인영 센 여자’ 등이 자동으로 붙고, 개과천선을 내세우며 복귀한 콘텐츠에서도 길들지 않은 매력은 툭툭 튀어나온다. 서인영이 자신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상대를 향해 “말로 ‘안녕하세요’를 해야지, 누가 싸가지 없이 고개를 까딱거리나~”라고 내지르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베스트 댓글은 “사회생활 해보니 맞는 말”이다. 이런 면모는 획일적인 도덕주의와 인성의 잣대에서 삐뚤빼뚤 삐져나와야 가능하고,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공격적이기만 해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특별하다. 학창 시절만 돌아보더라도, 매력적인 친구들은 어딘가 조금씩 이탈해 있다. 교칙을 어기고 꾸미거나, 수업이나 자율학습을 빼먹을 줄 알고, (어른들이 싫어하는)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행동은 청소년이기에 지탄받았지만 동시에 규칙이라는 당위 외에는 별 의미 없는 틀이 가두지 못하는 대범함과 자유로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래서 연예인의 과거 사진이 논란이랍시고 뜰 때마다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튀는 재능과 끼를 가진 청소년이, 정말로 어른들 말 잘 듣고 하지 말라는 거 다 안 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끼가 있으면 규칙을 지키기 어렵다거나, 규범을 무시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최근 한 신인 남자 아이돌의 멤버가 폭언을 해서 활동을 중단한 사례나, 서인영이 제작진에게 욕을 한 것 등은 특히 위계상의 문제이기에 엄밀하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다. 서인영의 복귀 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도, 솔직하고 거침없는 매력을 내세우는 동시에 그런 자신의 언행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례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성찰이 필요한 부분은 한국 사회가 무엇을 ‘인성’으로 규정하고, 그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어떤 태도와 가치가 권장되는지, 그 과정에서 편집되거나 탈락하는 맥락은 무엇인지이다. 그저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태도가 불손하기에 단죄를 받는다면 무엇이 금기와 규범을 생산하는지 고민할 기회는 사라진다.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삼는 힙합이 태생부터 사회 규범과 불화할 수밖에 없듯,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관공서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두들겨 패는 품행만으로 따지면 불량배에 속하듯, 어떤 기질이나 정체성은 충돌과 폭력성으로 그 진가를 드러낸다. 반대로, 규범에 순응하는 성실함과 온건함이 어떤 악을 실천하는지 역시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비유가 거창했는데, 좀 더 단순하게 말하면 이렇다. “범생이보다 일진에 끌리는 이유.”

한국은 특히나 연예인을 향한 집단적 도덕주의가 강한 사회이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중 K팝 아이돌이 생산되는 시스템에 주목한 연구(김수정·김수아, 2011)를 인용하며 설명을 이어가자면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연습생 제도와 교육 프로그램이다. SM, YG, JYP를 포함해 하이브까지 장유유서의 질서와 겸손함에 입각한 ‘인성’을 중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도덕성은 강도 높은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서 필요하다. “즉,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하자 없이’ 오래갈 수 있는 상품을 만들려는 기업의 의지와 합리성과 관련된 것이다.”(24쪽)

두 번째는 근면 성실의 윤리를 내세우면서 생산 시스템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군무와 관계성을 특성으로 삼는 K팝에서는 반복 학습과 협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근면 성실과 집단성의 정서를 강조한다. 이는 1960~1970년대 저개발 국가였던 한국 사회를 지탱한 ‘헝그리 정신’과 연결되는데, 최근에는 K팝 아이돌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호화로운 숙소에 살거나 명품 앰버서더를 하면서 간절함이 없다는 한탄으로 발현한다. 김수정은 연예인이 압도적인 부를 일구는 현실에서 ‘가진 자들’에게 높은 규범을 강조하는 것을 ‘정서적 평등주의’(2011)라고도 표현했다. 세 번째는 가부장적 가족공동체와 조직문화로, K팝 산업에서 기획사가 어린 소속 연예인을 다루는 방식은 가부장적 보호 윤리가 작동하는 가족공동체와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는 연예인에게 바른 품행에 대한 요구, 겸손과 노력에 대한 요구, 비판적 역사의식과 애국주의에 대한 요구를 세분화해 기대한다.

그러니까 도덕주의와 인성은 결국 그 자체의 가치보다, 통제 가능 요소로서 중시된다. 고분고분하고 성실하며 겸손한 품행은 통제와 예측이 가능하기에 ‘좋음’에 배치되고, 금기에 도전하고 장유유서를 따르지 않는 성질은 곧장 위험 요소이자 ‘나쁨’으로 치환된다.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민감하고 역사적으로는 비판적인 의식을 지닌 채 깨어 있기를 기대한다. 이 분열된 기준 속에서 오늘도 별 하나에 인성 논란과 별 하나에 사과문과 별 하나에 미담이 뜨고 진다. 그러다 종종, 한껏 모나 정을 맞더라도 굴하지 않는 별종이 등장한다. 유튜브 댓글에 가득한 반응처럼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 서인영은 여전히 솔직하고 파괴적인 매력으로 돌아왔다. 과거를 반성하고, 자애로운 부모님을 공개하고, 교회에 가는 등 유튜브 채널의 서사는 ‘개과천선’을 표방하지만 서인영을 바라보는 이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친다. 서인영 철들지 마, 회개하지 마. 이제 한국도 도덕주의와 인성의 이분법을 넘어서, 오만하고 감정적이고 표현이 거친 꾸러기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경험을 할 때가 됐다!

▲참고자료 : 김수정·김수아, <‘집단적 도덕주의’ 에토스: 혼종적 케이팝의 한국적 문화정체성>, ‘언론과 사회’ 23권 3호, 2015.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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