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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잘못 있다면 처벌받겠다… 공소취소에 이용 말라”

2026.04.22 22:10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검사 인터뷰

“장관·총장發 공소취소 문제 알아
국정조사 거쳐 특검 띄우려는 속셈
‘연어·술파티 회유’도 불가능한 일
전체 통화내용 보면 ‘진실’ 알게 돼
권력의 죄 지우는 것, 막는 게 소명”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든, 특검(2차 종합특별검사팀)이든 수사를 통해 제 잘못이 드러난다면 처벌받아야죠. 그렇지만 특검에 의한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에 제가 이용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건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수원지검 근무 당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22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활동을 개시하기 전부터 박 검사는 대북송금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을 회유해 사건을 조작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검사는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특검을 통해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 대통령의 공소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 증인선서를 하겠다’면서 번번이 증언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국조특위 위원들과 논쟁한 것을 두고 박수와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기도 했다.
 

 
박 검사는 “지금 국정조사를 보면 그렇게 돼가고 있지 않느냐”며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 없이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직무대행)이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면 되는데, 그게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에 특검을 띄우기 전에 국정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권은 박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녹음파일과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연어·술 파티 회유’ 의혹을 근거로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특검 도입도 공언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와의 통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처음부터 제 입장은 똑같다”며 “일부를 갖고 어떻게 왜곡하더라도 전체 통화 내용을 보면 제 말이 맞다는 걸 국민도 알게 되실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서 변호사와 해당 통화 녹음파일 일부를 보도한 방송사 기자 등을 상대로 총 1억80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까지 냈다. 박 검사는 “(통화) 앞부분은 주범, 종범 같은 내용이 나오지만 뒷부분에는 종범으로 의율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부분이 나온다”며 “민사소송에서 전체 녹음파일 제출명령을 신청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연어·술 파티 회유 의혹에 대해선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이 조금씩 바뀌었다며 “무슨 호화로운 연어회를 반입한 것도 아니고 통상적으로 조사 때 (수원지검) 앞에서 배달시키는 갈비탕이나 육회비빔밥보다 오히려 싼 1만원짜리 연어회덮밥이었고, 술을 들여갔다는 것도 시간이나 검사실 면적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의혹의 무게추가 ‘윗선’으로 향하는 양상이다. 박 검사는 “제가 이 사건 피의자들을 만난 사람이고, 서 변호사와의 통화나 연어·술 파티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라 그분들 입장에선 ‘유용한 타깃’이 된 것”이라며 “김영남 당시 수원지검 부장검사도 서 변호사와 통화했다고 문제를 삼던데 이 정도 사건에서는, 그것도 중요한 제보자의 변호인이라면 부장검사도 당연히 통화해야 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특검 권창영)은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 앞서 수사하던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 이첩을 요구해 사건을 넘겨받았다. 박 검사는 피의자로 입건됐다. 공수처도 박 검사가 법왜곡죄 등으로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박 검사는 “만약 위에서 그런 게(수사에 개입하려는 시도) 있었다면 금방 알 수 있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며 “오히려 문재인정부 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같은 게 그런 사건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종합특검이 수사권이 없는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자체가 표적수사를 한다는 걸 자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종합특검 수사 과정에서 거론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검찰 시절 함께 근무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다만 박 검사는 “검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국정조사가 열린 것 자체가 검찰이 잘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권에선 법원의) 확정 판결도 조작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할 때 모든 상황을 녹음·녹화하고 재판도 모두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22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검사는 “권력이 만든 특검이 권력의 죄를 지우는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를 막는 것이 검사로서 마지막 소명”이라며 “이는 단순히 이념과 생각 차이가 아닌 권력과 시민 사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여권이 특검 도입을 공언한 것과 관련, 박 검사는 “특검 제도는 살아 있는 권력의 법무부·검찰이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수사를 맡기려고 만들어진 건데, 지금처럼 권력의 입맛대로 수사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번 이런 상황이 허용되면 어느 쪽이 들어서든 다음 정권은 더할 것”이라며 “검사로서 제 마지막 소명은 권력이 만든 특검이 권력의 죄를 스스로 지우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이건 권력과 시민 사이의 문제이지,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라고 했다. 그는 “제가 이제 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께 호소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며 “다행히 (이) 대통령께서 국민 여론은 무서워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검사는 향후 행보에 대해 “제 검사 생활은 끝났다”며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나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인) 김예원 변호사가 ‘롤모델’인데, 그분들처럼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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