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간 전
월가가 한국을 다시 본다. 2025년 뉴욕, 2026년 서울이 바꾼 코스피 [더 나은 경제, SDGs]
2026.04.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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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 왼쪽부터 당시 김남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구윤철 경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 대통령,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린 마틴 NYSE 최고경영자(CEO). |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월가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후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큰손들의 시각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월가를 찾아 한국 자본시장 정책의 방향과 개혁 의지를 설명한 이 자리에서 전 세계의 주요한 투자기관들은 우리나라를 신흥시장의 하나가 아닌 구조적 재평가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마이클 해리스(Michael Harris) 부회장 역시 서울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지난해 이 대통령이 월가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주재하신 것은 한국 자본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서, 월가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총리 또한 “한·미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하면서 월가와 국내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교류 및 협력을 강조했다.
22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 6400선을 돌파했다. 전장보다 29.46포인트(0.46%) 상승한 6417.93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6423.29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에도 2.72% 급등한 6388.47에 거래를 마쳐 이란전쟁 발발 전 기록한 종가·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약 2개월 만에 동반 경신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 기준 코스피 상승률은 26.4%로 주요 20개국(G20) 중 1위를 기록했다. 상승률 2위인 일본 닛케이225 지수(15.2%)와도 격차를 크게 벌렸으며, 미 S&P500(8.9%)의 3배에 달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200선 기준 7.55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진단이다. 실적과 펀더멘털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는 의미로, 전문가들은 선행 PER 8배를 적용하면 6600선인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근거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한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2% 증가한 86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PBR 2배 수준인 7500선까지 상승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JP 모건 등 외국계 주요 증권사도 연내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2월에는 21조원, 3월에는 35조8810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이탈했지만, 4월 1~13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4조536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었다. 4월 이후 코스피 영업이익 콘센서스는 3월 말 대비 20% 상향됐다.
증시 주변 대기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635조6249억원으로 지난해 말 499조원 대비 27.3% 증가했다. 대기자금은 투자자 예탁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고를 합한 금액이다. 이 중 투자자 예탁금은 119조원에 육박했고, 3월 한 달 전체 거래대금은 920조950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69.5% 급증했다.
이번 상승장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기업의 이익 급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연간 전망치도 290조원 수준까지 상향됐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콘센서스도 34조 8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7% 증가가 예상된다.
22일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2143조2000조원이지만 실적 규모를 고려할 때 3300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TSMC 대비 약 5배 높은 수준임에도 시총은 TSMC를 밑돈다는 이유에서다.
상승 동력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력기기와 방산, 조선, 기계,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3사의 수주 잔고는 30조원을 넘어섰다. 건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원자력발전 테마와 중동 재건 수요에 힘입어 올해 ETF 수익률 1위(115.96%)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 흐름의 구조적 배경으로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정책이 핵심이라고 언급한다. 정부는 그간 지배구조 개선과 중복 상장 금지, 주주환원 확대 등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1월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외국인이 단순 실적뿐 아니라 정부의 일관성과 시장 개방성을 중요하게 보는 만큼 정책의 방향성이 자금 유입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방한한 마이클 해리스 NYSE 부회장 역시 총리 면담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지표가 주요국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은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상황”이라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후속조치를 통한 외국인의 접근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2.24배로 영국(2.38배), 독일(1.92배), 일본(1.99배) 등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JP 모건의 쇼레드 리나트는 아시아·태평양 대표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방산, 로봇, 2차 전지, 조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첨단 제조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이 한국과 한국 기업에 황금기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전 세계 금융기관의 잇따른 긍정적 평가는 NYSE와의 협력 분위기와 맞물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교차 상장 논의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리벨리온, 딥엑스 같은 차세대 기업은 국내 상장 후 ADR 방식으로 글로벌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전 세계 거래소는 한국 기업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우리 자본시장과의 협력 채널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미 양국 자본시장 간 협력이 제도적으로 구체화된다면 ADR·교차 상장(듀얼 리스팅·Dual Listing)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으며, MSCI 선진국 편입 가능성과 맞물려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를 따르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유입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지방선거 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도 실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중동 리스크의 주가 영향은 점차 제한되고 있으며 시장 관심이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이 그간 대외 리스크에 가려진 펀더멘털 성장 흐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 전반의 시각은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목표 지수 7500이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다만 중동 정세, 환율,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시장 안팎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의 급증, 정부의 일관된 자본시장 개혁 의지 등 전 세계 자본시장과의 신뢰를 쌓는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코스피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작년 9월 뉴욕 국가 투자설명회(IR)에서 선보인 이 대통령의 노력, 지난달 서울에서 김 총리가 강조한 양국 협력을 바탕으로 한 한미 자본시장 간 신뢰가 커지고 한국 증시에 대한 지속적인 글로벌 투자가 이어진다면 우리 증시의 비약적 성장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선임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 협력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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