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화옹에 태양광…송전망 갈등없이 수도권 전력 공급
2026.04.22 17:52
시화·화옹에 국내 최대 발전소
대형원전 2기 규모 전력생산정부가 경기 화성시와 안산시, 시흥시 일대 간척지에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축구장 약 4600개가 들어가는 3300만㎡ 부지에 약 3기가와트(GW) 규모로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발전 용량이 대형 원전(1.4GW) 2기와 맞먹는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단지가 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화성 화옹지구와 안산·시흥·화성 시화지구를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립 부지로 낙점했다. 농지로 활용하기 위해 바다를 메운 간척지다. 정부는 토양에 염분이 많아 재배 효율이 떨어지는 이 땅에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후부는 간척지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이르면 내년 초 단지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발전소를 지으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가 일치하지 않아 생기는 지역 갈등과 송전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6일 ‘에너지 대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풍력 발전이 최소 7~8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GW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3~4년 내 설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수도권인 시화·화옹지구 간척지에 대규모 태양광 단지를 지을 수 있다면 단숨에 3GW를 확보할 수 있다. 지방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공장으로 가져오기 위해 송전망을 깔지 않아도 된다. ‘지산지소’(생산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로 재생에너지 용량을 확보하고 망 문제도 해소하는 기후부의 묘수라는 평가가 나온다.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부는 수도권 내 국유지와 공기업이 보유한 ‘유휴부지’를 저인망식으로 훑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 단지가 들어설 부지를 찾기 위해서다.
기후부는 당초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전국 산업단지의 지붕, 물류창고, 주차장 등의 ‘분산형 부지’를 총동원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부지만으로 현재 약 45GW인 신재생발전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100GW로 늘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수도권에서 대규모 유휴 부지를 찾아나선 것이다.
기후부가 처음 찾아낸 곳이 안산시·시흥시·화성시에 걸쳐 있는 시화·화옹지구 간척지다. 시화지구는 1994년, 화옹지구는 2002년 간척이 완료됐다. 일부 지역은 송산그린시티 등 주거단지로도 개발됐지만 상당 부분이 유휴 상태로 남아 있다. 염분이 많아 농사를 짓기는 힘들다. 두 단지의 간척지 면적 170㎢ 중 3분의 1 이상이 유휴부지여서 기후부는 대형 원전(1.4GW) 두 기 이상의 3GW급 태양광 설비를 충분히 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면 송전 손실을 줄이고 계통에 주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송전망을 깔 때 발생하는 주민 반발 문제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다. 수도권에서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인근 반도체 산단에 공급하면 대기업의 ‘RE100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국회에서 “제주나 호남은 (송전)망에 어려움이 있어 여유가 있는 쪽에 태양광 발전을 늘려야 한다”며 “지산지소 개념으로 보면 수도권에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지로는 “서울 북부권이나 경기 농촌지역이 일부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깔 수만 있다면 호남에서 경기까지 이어지는 수백㎞의 ‘에너지 고속도로’ 대신 고압직류송전(HVDC) 변전소를 세우고 수십㎞의 망을 설치하면 돼 비용이 수천억원 줄어든다”고 했다.기후부가 수도권에서 찾아낸 또 다른 대형 유휴부지는 파주 등 군사 접경지역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및 민간인 통제선(민통선) 인근은 수십 년간 대규모 개발이 제한돼 왔고, 민가도 적다. 군사작전상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보호구역을 일부 해제하거나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기후부 내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수도권 일대의 철도기지 및 철도 경사면과 사용이 종료된 인천 수도권 폐기물 제1, 2 매립지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주요 후보지로 꼽힌다.
‘태양광 속도전’의 관건은 부처 간 이해 조정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간척지는 매립 목적이 농지일 경우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도록 농지법, 공유수면법 등에 묶여 있다. 접경지역 활용 문제는 군작전성검토 등을 국방부와 논의해야 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환경영향평가나 인허가에 수년이 걸린다면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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