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보완수사권 허점...檢·공수처 '핑퐁'에 감사원 '13억 뇌물' 허공으로
2026.04.22 17:01
공수처 수사 후 송부... 檢은 보완수사 요구
공수처 "돌려보낼 法 근거 없다" 접수 거부
검찰 직접 보완수사 나섰더니 법원이 제지
공소시효 쫓겨 일부만 기소... 나머지 불기소
"중수청·경찰 관계서도 발생 가능성" 우려
16억 원에 달하는 뇌물 수수 혐의를 받은 감사원 고위 간부가 13억 원에 가까운 뇌물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권 갈등으로 2년 넘게 사건을 '핑퐁'하면서 결국 불기소 처분을 받게 된 탓이다. 법조계에선 '보완수사를 직접 못하고, 요구도 못하는 상황이 만든 예견된 결과'라며 검찰청 폐지 이후 유사한 수사공백 사태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정재신)는 22일 감사원 부이사관 김모(54)씨를 뇌물 수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감사 대상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에게 자신이 차명으로 세운 전기공사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게 하면서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업체 자금 13억2,580만 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나 부동산·차량 구입비로 쓴 혐의도 있다. 그에게 뒷돈을 제공한 건설사 임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당초 건설사로부터 19차례에 걸쳐 총 15억8,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이 기소한 건 총 3건, 금액으로는 2억9,000만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2억9,000만 원에 해당하는 16건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 배경에는 검찰과 공수처간 수사 사각지대가 있었다. 처음 사건을 수사했던 공수처는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에 넘겨 기소를 요구했다. 공수처는 일반 고위공무원에 대해 수사권만 있을 뿐 기소권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을 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그대로 기소할 수 없다고 판단, 보완수사를 해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내고자 했다. 공수처는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5월,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결정하고 압수수색과 통신 영장을 청구했다. 문제는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불거졌다. 법원은 공수처가 송부한 사건을 검사가 추가로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 판단을 하면서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공수처가 넘긴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직접 할 수도, 그렇다고 되돌려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오자 검찰은 증거가 명확히 갖춰진 일부분에 대해서만 공수처가 넘긴 그대로 기소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법조계에선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한 뒤 검찰에 기소해달라며 넘겼는데, 당시 법원은 추가 수사를 위한 검찰의 구속기한 연장을 불허한 바 있다. 결국 검찰은 이렇다 할 대면조사 한 번 없이 부랴부랴 기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도 법상 허점을 매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보완수사 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검찰 자체의 보완
수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라며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같은 사례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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