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11년 감형…유족들 "중처법 왜 있냐" 울분
2026.04.22 16:03
유족들 "중처법에 대한 사실상 위헌 판단"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23명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관련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던 박순관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대폭 감형받자 유족들은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 오후 2시 40분께 재판 방청을 마친 유족들은 법정을 나와 수원지법 1층에 내려온 뒤에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일부 유족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재판장도 사람 아니냐. 박순관을 사형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외쳤다.
유족 측 변호인인 신하나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사실상 위헌 판단이다. 2심 재판부에 그러한 권한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23명이 사망한 사건에 징역 4년을 선고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왜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합의가 양형에 중대하게 반영됐는데, 합의의 이유는 돈 벌던 사람이 죽어서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며 "그 합의를 양형이유로 참작해 징역 4년이라면 제가 회장이라도 안전과 보건에 돈 쓰지 않고 사고 나면 유족과 합의하겠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또 "재판부는 피해자 대리인 의견을 양형이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하는 등 재판 내내 적대적이었다"며 "형사소송법은 그런 부분을 명확히 정하고 있지 않다. 이는 절차상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20대 딸을 잃은 유족 이순이씨는 "너무 억울해서 말이 안 나온다. 우리 딸 24살 대학 졸업하고 한국이 나라가 좋다고 했는데, 팔다리도 없이 몸뚱이만 가지고 장례를 치렀다"며 "이주노동자가 죽었다고, 우리가 돈이 없고 권력이 없다고, 아니면 사는 것이 힘들다고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씨는 발언을 마친 뒤 바닥에 앉아 한참을 울며 "15년도 적다고 울었는데 4년이 뭐냐"고 되뇌었다.
양한웅 아리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가 없는 세상, 이주노동자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고 말하지 않았냐. 이런 재판을 한다"며 "얼마 전 가족의 유해를 찾아달라고 청와대에 갔는데 굉장히 미온적이었다. 내 자식이, 남편이 팔다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유해 수습에 대한 뜻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원심 판결인 징역 15년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 내려진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원을 파기하고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로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상해를 입었고 화재 이틀 전 선행 폭발 등 사고 전조 증상이 있었음에도 위험성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후속공정을 계속했다"며 "후속공정 중단이나 화재·폭발 시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던 참사라는 점에서 책임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기존에 사고가 발생한 부분이나 작업상 안전조치가 필요한 공정에 대해서 구체적 안전조치를 해왔고, 아리셀 사업장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이익추구에만 몰두했거나 안전조치를 완전히 방치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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