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상파 꿈꾸는 김어준, '455억 매출'이 던지는 질문
2026.04.22 11:12
자체 기획·제조 브랜드 상품으로 탄탄한 ‘커머스’ 구축
시청층을 ‘소비자’로 전환, 외신 수익모델과 일부 유사
‘김어준 리스크’ 존재 속 지속 가능한 수익성 가지려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딴지그룹 2025년도 매출액은 455억 원, 영업이익은 60억 원이다. 2024년도 딴지그룹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2억 원, 16억 원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1년 사이 놀라운 성장세다. 2023년 딴지그룹 매출액은 196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으로, 지난해 전례를 찾기 힘든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고 봐야 한다.
딴지그룹이 운영하는 '커머스 사업'이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 김어준씨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매출 그리고 이익의 증가는 99% '겸손공장'에서 자체 기획한 제품으로 올린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최초의 유튜브 기반 제조업체"라고 말했다. 딴지그룹은 외부 상품을 판매하는 '딴지마켓' 외에도 자체 기획·제조 상품을 파는 '겸손은힘들다몰'을 운영하고 있다. 선글라스, 만년필, 우산 등 브랜드 상품을 '겸손은힘들다몰'에서 판매했는데 이것이 수익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사 유튜버도 외부 상품을 판매하는 몰을 운영하지만 김씨처럼 자체 브랜드 상품을 파는 건 이례적이다.
김어준씨는 이러한 분석을 부인했다. 김씨는 "계엄과 대선, 전당대회하고 이번 수익 증가는 상관이 없다"며 "정치적 동지가 그냥 후원은 해줄지언정 나쁜 물건을 계속 사 주진 않는다. (정치적) 동지가 멍청한 소비자는 아니다. '파리패션위크'에 서는 디자이너가 국내 제조업 기술로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드니까 반복해 구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도로 커머스에 적극적이었던 언론사는 없었다"
'커머스 사업'은 기성 언론이 이전부터 시도하던 수익 다각화 창구 중 하나다. 업계에선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광고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언론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상품 판매 플랫폼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조선일보는 광고와 기사를 연계한 '조선몰'을 운영 중이며 한겨레는 공식제휴사가 대신 운영하는 방식으로 '한겨레TV 마켓하니'를 두고 있다. 송해엽 국립군산대 미디어문화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7~8년 전부터 커머스 분야가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는 많이 나왔다"며 "(딴지일보의 매출 증가를) 단순 팬덤 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기본적으로 다른 언론사들은 상품 같은 걸 판매해도 노출하기가 쉽지 않다. 언론사에선 아직 이런 수익 창출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사례는 기존 언론사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진순 교수는 "전통 매체는 방문자수, 페이지뷰 등에 매몰돼 왔다. 반면 딴지그룹 모델은 얼마나 결제하는가, 호응하는가를 중점으로 한다"며 "뉴스를 시청하는 청중 또는 회원에서 '소비' 즉, 구독과 결제로 전환한 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뉴욕타임스가 구독 중심으로 전환한 것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지상파 꿈꾸는 김어준의 과제
김어준씨는 '새로운 지상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김씨는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광고주의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인, 플랫폼의 규제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안테나가 없는 지상파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롭게 결정한 것"이라며 "매년 두 배 성장이 목표다. 400억 원대는 역대급이 아니라 이제 겨우 출발한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과제가 적지 않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다.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종 지표가 방송보다 불안정할 수 있다. 김어준씨가 정치적 목적을 가진 '플레이어'로 인식된다는 것도 리스크다. 진영 내 갈등에 휘말리는 일이 반복돼 일부 구독자가 이탈하는 일도 최근 발생했다. 김어준씨는 제품의 퀄리티가 좋았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했다는 입장이지만 열성적인 팬덤의 참여가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앞서 지난달 장인수 기자의 일명 '공소취소 거래설'이 방송에 나간 뒤 논란이 확산되자 김어준씨는 플랫폼이 가져야 하는 윤리, 저널리스트 윤리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뉴스공장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를 스스로 극복해야 수익성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진순 교수는 "언론 기능을 하고 있는 뉴스공장이 저널리즘 규범을 실질적으로 적용할지 관심 갖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무오류를 넘어 오류에 대한 인정, 수용이 요구되는 단계다. 이 과정이 없으면 '신뢰 리스크'는 언제든 터질 수 있고, 비즈니스와 연동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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