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탓 아닌 플랫폼 탓"…정부, SNS ‘중독 설계’ 직접 칼 겨눈다
2026.04.22 13:59
美 판례 주목 "이용 금지보다 환경 개선 우선"…국회 입법 속도
"스마트폰은 생활 인프라" 전문가들도 일괄 금지 부작용 우려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의존 문제와 관련해 개인 책임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 책임에 무게를 두고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단순 이용 금지나 시간 제한 중심 정책은 실효성이 낮다며 서비스 설계와 이용 환경을 바꾸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선경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SNS 규제 추세에 따른 대응 방안 모색' 간담회에서 "청소년 SNS 과의존 문제를 개인의 자제력이나 교육 부족으로 보기보다 사업자의 서비스 설계 문제로 보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도입한 후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최초로 유사한 규제를 시행하는 등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州) 단위로 부모 동의 의무화, 플랫폼 책임 강화 등 다양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방미통위 "SNS 과의존 책임은 플랫폼…설계 책임 인정한 美 판례 주목"
이 가운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 법원에서 SNS 중독과 관련해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규제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달 말 메타와 구글이 중독성을 높게 설계된 플랫폼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뉴멕시코주 법원도 메타가 자사 플랫폼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아동을 위험에 노출시켜 주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최 과장은 두 판례를 들어 "플랫폼이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등 중독적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방미통위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해외 사업자 규제인데 자국 기업에 대한 미 법원 판례가 상당히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미통위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발의된 다양한 규제 법안과 해외 사례,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규제 방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소년 SNS 규제에 대해 "규제 일변도식 접근으로만 갈 사안은 아니다"라며 연령대별로 단계적이면서도 차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과장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직접 법안을 추진하기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을 중심으로 조항을 수정하는 등 정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청소년의 SNS 일별 이용 한도 설정, 알고리즘 사용 시 친권자 확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만 14세 미만 SNS 가입 금지, 회원가입 시 연령확인 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입법 추진하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미성년자 SNS 이용 시 부모 동의 의무화와 추천 알고리즘 제한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청소년 SNS 중독, 일괄 금지로 해결?…전문가들 "부작용 더 커" 한목소리
전문가들은 청소년 SNS 문제를 단순 사용 시간 제한이 아닌 이용 환경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은 친구 관계, 학습, 여가가 결합된 생활 인프라"라며 "사용을 줄이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렵고 대부분 우회하거나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문제는 이용 시간이 아니라 플랫폼 설계"라며 "정책도 이용 통제가 아닌 환경 설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장열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는 "유럽은 이미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알고리즘과 구조를 규제해 왔다"며 "한국은 여전히 개인의 사용 습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책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재길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좋아요 수 공개, 실시간 알림 등 기능 자체가 청소년의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라며 "일률적 금지보다 다양한 보호 기능을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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