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64% PBR 1배도 안된다
2026.04.22 11:08
‘K자형 양극화 증시’의 그늘
코스피 장중 6400 돌파, 최고치 경신
기업 장부가치보다 낮은 시장 평가
저PBR株 공개·제고계획 공시 의무
코스피 장중 6400 돌파, 최고치 경신
기업 장부가치보다 낮은 시장 평가
저PBR株 공개·제고계획 공시 의무
코스피 지수가 장중 6400선까지 돌파하며 기록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문제로 지적되는 ‘K자형 증시’ 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10개 중 6개꼴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받는 상장사가 절반 이상인 셈이다. 밸류업 공시 참여 등으로 기업 평가를 끌어올리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0.90포인트(0.01%) 내린 6387.57로 출발했지만, 소폭 오름세로 돌아서 하루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 장중 6400선을 돌파했다. 전날 강세를 반도체주가 견인했지만, 이날엔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시장 기대감이 이차전지 업계에 쏠리면서 강세를 보였다. 이후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였다.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이지만, 정작 대다수 상장사는 이 같은 랠리에 소외돼 있다. 반도체주, 이차전지주, 재건주 등 특정 업종에 편중된 상승세인 탓이다.
PBR 1배 미만 상장사 비중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우선주 등 PBR 정보가 없는 종목을 제외한 804개 가운데 63.8%(513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상장사 10곳 중 7곳 정도는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PBR 0.3배 이하 종목도 122개에 달했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다. 통상 1배 미만이면 기업이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코스피가 2000선에서 6000선까지 급등한 지난 1년 사이에도 변화는 미비했다. 지난해 4월 21일에서 현재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69.9%에서 63.8%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83.42에서 이날 기준 장중 6400선까지 돌파했다.
국내 증시는 선진국은 물론 유사 규모 신흥국 대비 낮은 PBR 수준이 장기간 지속돼 왔다. 낮은 주주환원 정책, 불투명한 지배구조,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도 저PBR 기업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 대통령은 “0.1~0.3 수준의 저평가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PBR이 0.3에 불과하다는 것은 기업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훨씬 낮다는 의미로, 경영에 대한 불신과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공시’ 참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은 590개, 이 중 코스피 상장사는 307개사다. 금융당국은 20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기업 자율 공시 방식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다만 현재 가이드라인은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시의 질적 편차가 크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밸류업 공시 기업은 공시 이후 (PBR 지표에서) 일정 기간 초과성과를 보였지만 효과의 지속성은 공시 내용의 명확성과 이행의 연속성에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저PBR 종목을 대상으로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 Shaming·이름 붙여 공개)’ 정책도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달 20일 금융위원회는 동일 업종 내 PBR 하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을 6개월마다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6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PBR이 2년 연속 1배 미만인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배당 가능 이익 처분 계획을 비롯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취득·소각, 사업 구조 개선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및 체질 개선 방안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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