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고치' 경신에도…유가증권시장 60% 전쟁그늘 못벗어나
2026.04.22 11:41
중동발 위기에 주도업종 대폭 개편…원전·방산·신재생 재부각
고유가 따른 소비위축 전망에 유통, 섬유의류 등 피해업종도 다수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코스피가 2%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서 장을 마친 2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9.38포인트(2.72%) 오른 6,388.47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6,307.27)을 약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18포인트(0.36%) 오른 1,179.03에 장을 마쳤다. 2026.4.21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전쟁 와중에서도 증시가 전고점을 회복했지만, 업종별 지형도는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탄 반도체 강세가 여전하지만 전쟁 피해 복구 및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국방력 강화 등과 관련된 업종도 거세게 뛰어오르는 등 전쟁 이후 변화할 세계 질서를 한발 앞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지수는 전날 236.38로 장을 마쳤다.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 27일(167.71) 대비 40.94% 급등한 수치다.
특히 대우건설(+226.87%), DL이앤씨(+88.39%), GS건설(+84.19%), SK이터닉스(+82.82%) 등은 두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많게는 3배 이상으로 주가가 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중동 각국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등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각국이 유가 상승과 전력난 등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원전 건설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역시 배경으로 거론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6.71% 오르는 데 그쳤다.
이 밖에 기계/장비(8.62%), 통신(7.71%) 부동산(6.47%), 금속(3.79%) 등도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이후 재평가의 축을 잡는 것이 투자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목할 포트폴리오는 3가지"라면서 "안보와 동맹재편의 수혜를 받는 방산·조선·전력기기,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수혜를 받는 원전·LNG·대체에너지, 비용압력을 생산성으로 돌파할 AI 인프라·반도체·자동화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각국이 화석연료와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진 만큼 관련 업종 주가가 강한 상황"이라면서 "유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소비는 위축되겠지만 기업 투자 사이클은 상대적으로 활발할 수 있다. 전력, 원전, 방산 등에 대해선 꾸준히 관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전쟁 후유증으로 장기간 고(高)유가가 고착화하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 속에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들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오락/문화 업종지수는 21일 종가 기준 1,136.64로 전쟁 전(1,575.71)보다 28.49% 내렸다.
전기/가스(-24.71%), 제약(-12.48%), IT서비스(-11.65%), 운송/창고(-10.29%), 유통(-8.77%), 운송장비/부품(-6.42%), 증권(-5.65%), 섬유/의류(-4.95%) 등도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상장사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944개 가운데 358개(37.9%)가 전쟁 전보다 주가가 올랐고, 565개(59.9%)는 주가가 내렸다.
다만, 이익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가 상승 추세인 반도체와 방산 등 주도업종 이외에서도 조만간 반전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진단 역시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도업종 비중확대를 유지해야 하는 건 맞지만, 단기 전술적 대응 차원에서 다른 업종에서도 수익률 개선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4월 들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보다 높게 나오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은행(-1.5%→+1.1%), 소프트웨어(-1.7%→+0.6%), 호텔/레저(-7.8%→-0.9%), 자동차(-5.3%→-1.6%) 등을 주된 예시로 언급했다.
한 연구원은 "이들은 4월 이후 코스피 대비 수익률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업종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면서 "IT 하드웨어, 반도체, IT 가전, 건설 등 4월 수익률 최상위업종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시 순환매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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