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을 카드가 없네요”…반년 넘게 밀린 카드빚 4700억 사상최대
2026.04.22 06:24
가맹점 수수료 감소 등 압박에
카드론 늘리자 건전성 빨간불
장기연체액 1년새 80% 급증
돌려막기 고려땐 부실 더 클듯
카드론 늘리자 건전성 빨간불
장기연체액 1년새 80% 급증
돌려막기 고려땐 부실 더 클듯
21일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8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 카드론의 6개월 이상 연체액은 4708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증가 속도도 갈수록 가팔라지는 추세다. 2021년까지만 해도 6개월 이상 연체액 증가율은 9.4%로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지만, 이후 연간 증가율이 급등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0%를 웃도는 급증세를 기록했다.
단기 연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3개월 연체액은 지난해 1조7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23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 연체보다 장기 연체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카드업권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 경색으로 인한 연체보다 상환능력 자체가 약화되면서 카드론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론 확대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 유입이 늘어나면서 자산 건전성도 함께 악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카드 대출로 수요가 이동했고,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상환능력이 취약한 차주 비중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환대출까지 감안하면 실제 리스크는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기존 연체 차주에게 대환대출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상환돼야 할 연체가 통계에서 빠지게 되는 ‘착시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돌려막기’식 대환이 누적될 경우 향후 상환 부담이 한꺼번에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을 통해 표면적으로는 연체율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잠재 부실 규모는 더 커진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건전성은 드러난 것보다 더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카드론 건전성 악화가 카드업권의 성장성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는 분위기다.
간편결제 확산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 수익 기반이 약화되자 카드사들은 카드론에 의존해 외형을 키우는 추세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장기 연체와 잠재 부실도 함께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업권 전반적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간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중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누적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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