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사드, 한반도에 있다…탄약 이동 대기중”
2026.04.22 06:21
미 상원 청문회…요격미사일 이송 추진 시사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해 “어떤 사드 시스템도 옮기지 않았다. 여전히 한반도에 있다”고 말했다. 미군 고위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사드 시스템 반출이 없었다고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된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숫자보다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한반도의 사드를 빼 중동에 재배치한 것이 대북 억지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민주당 소속 개리 피터스 의원의 질문을 받자 “어떤 사드 시스템도 옮기지 않았다. 사드는 여전히 한반도에 있다”고 답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는 탄약을 보내고 있고 (탄약이) 이동을 위해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탄약이 어떤 탄약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하지만 발언의 맥락상 사드 요격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9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 한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 중 일부를 이란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전에 레이더를 전방 이동시킨 조치가 있었고 이는 (작년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 앞서 이뤄졌던 것”이라며 “일부는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드 시스템 자체는 한반도에 있다”고 부연했다.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가 작년 3월 중동에 일부 순환 배치됐다 복귀한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은 사드가 한반도에 계속 있을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탄약 이송을 위해 오산기지로 사드 시스템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소문이 퍼졌고, 그에 대한 우려가 실체에 비해 커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라면서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덧붙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조건과 역량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간접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평소에도 전시작전권 전환 일정을 맞추려고 조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언급을 공개적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정치적 편의주의’라는 표현을 쓰며 발언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전시작전권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0월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 당국이 2028년을 전시작전권 전환 실현 목표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병력 규모보다는 역량에 확고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는 미국 본토를 방어하고 이 지역에서의 미국 국익을 증진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적 요충지”라며 “주한미군은 급변하는 전략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것이 내가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확고히 초점을 맞추는 이유”라면서 “주둔은 기본 전제이지만 규모에서 역량으로의 전환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한반도에 배치돼야 할 구체적 역량에 초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부대들이 인도태평양사령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전역의 억지 지원을 위해 한국에서의 능력을 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숫자보다 역량으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은 급변하는 안보환경에서 주둔 병력과 무기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향후 주한미군 규모 감축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된다.
주한미군 부대의 인도태평양사령부 훈련 참여 관련 발언 역시 대북 억지에 주력하던 주한미군의 역할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 견제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주일미군 소속 제31해병원정대가 중동으로 이동한 것이 인도태평양 대비 태세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다른 해병원정대로 공백을 보충해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공화당 로저 위커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수십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함한 우리의 동맹은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제공해줬고 이런 동맹은 미국에 여전히 큰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는 것을 멈출 필요가 있다. 미국 지도자가 동맹을 비웃으며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이 이란 전쟁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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