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애인 부담금 '비용 인정'…환급길 열리자 재계 촉각
2026.04.21 18:04
환급길 열린 가운데 "고용 대신 납부 구조 고착 우려"
의무고용 30년에도 고용률 1.57%…제도 실효성 논쟁도
■법원 "장애인 고용부담금, 정책목표 달성 수단으로 봐야"
2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원이 1·2·3심에 걸쳐 일관되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손금산입하지 않은 세무당국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핵심은 이를 '제재'로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2020년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당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산입하지 않고 법인세를 납부했다. 회사는 2022년 법인세를 과다납부했다며 경정청구에 나섰다. 그러나 세무당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세무당국의 처분에 불복한 SK하이닉스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결과는 같았고, 결국 행정소송이 시작됐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행정3부(김은구 부장판사)는 지난 2024년 10월 세무당국의 경정거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1심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장애인 고용의무자인 SK하이닉스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부과된 것인 만큼, '법령에 따른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부과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법인세법이 손금산입 예외로 정하고 있는 '제재'로서의 공과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세무당국은 재판 과정에서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기초액이 장애인고용 불이행의 정도에 따라 가산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제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장애인 고용률에 따라 기초액을 차등한 것은 장애인 고용촉진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2심과 3심에서도 이 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시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 30년…실효성 지적도
다만, 이번 판결로 장애인 고용에 대한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기업의 실제 채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인데, 부담금을 납부한 기업이 세금 환급까지 받게 되면 고용 대신 납부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기업들이 장애인 채용을 늘리기보다 부담금으로 대응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환급 신청이 본격화되면 '장애인 고용은 하지 않으면서 부담금으로 대응해온 기업들이 혜택까지 받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논란을 의식해 기업들도 대응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장애인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1.57%로, 법정 의무고용률(민간 3.1%)의 절반이다. 일부 대기업들도 의무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부담금을 납부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할 경우 드는 비용 대비,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논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2027년 3.3%, 2029년 3.5%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기업들이 채용 대신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는 상황"이라며, 반복 미이행 사업장에 대한 부담금 가중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가 제한적이고, 적합한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며 "고용 규모가 커질수록 의무고용 인원도 함께 늘어 채용을 확대해도 고용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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